K-culture 채널

“때론 심플하게”

    방구석에서 떠나는 랜선 여행 에필로그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올 한 해 계획과 생각을 정리하고자 미술관에 간다. 작품 앞에 잠시 멈춰 서면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많은 생각이 지나간다.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유추해 보기도 하고,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편한 안정감을 주는 작품 앞에 가만히 서 있어 보기도 한다. 이렇게 미술관에 와서 잠시 멈춤을 택하고, 감상을 넘어 미술 작품을 하나의 아트테크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2022년 한국 미술 시장의 매출이 1조 원을 달성했다고 한다.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서는 ‘국현미(국립현대미술관)’를 떠오르는 신조어로 소개하기도 했고, 2022년 9월에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그리고 이런 미술계의 흐름을 이야기할 때 방탄소년단 RM을 빼놓을 수 없다. RM은 산간벽지의 청소년을 위해 미술 도록을 배포하고 국외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상당 금액을 기부하기까지 했다.


사진

   2022년에는 그의 기부금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LACMA)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 활옷’ 보존작업이 진행되었다. 또 RM 인스타그램의 4,114만 명에 이르는 팔로워들은 RM이 다녀온 미술관을 가보는 일종의 RM투어를 하기도 한다. 2022년 7월 RM이 방문한 용인의 장욱진 가옥도 하루 500명 이상이 방문하는 인기 명소가 되었다.


   장욱진은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의 대표 작가로 충남 연기군 동면(현 세종특별자치시 연동면)에서 태어나 용인의 장욱진 가옥에서 말년을 보냈다. 장욱진은 ‘몸과 마음과 모든 것을 죽는 날까지 그림을 위해 다 써버려야겠다’라고 할 정도로 그림 그리는 것에 몰두했다. 그렇게 한 평생 애써 그린 작품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산, 까치, 나무, 집 등으로 어린아이가 그린 듯하지만 보면 볼수록 화면을 꽉 채우는 밀도 있는 구성에 매료된다. 2023년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장욱진 생가 복원 및 기념관 건립이 본격화될 예정이라 하니 이 기회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장욱진의 그림에 투영된 우리 곁에 있는 작고 어린 것에 대해 애정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작은 화폭에 자유롭고 소박한 이상향을 꿈꾸며 오로지 그림에 집중한 장욱진의 삶은 그의 생존 메모처럼 ‘나는 심플하다.’ 그 자체이다. 끝나지 않은 전쟁, 주가 폭락, 물가 상승 등 대내외 환경이 복잡하고 연초 세운 계획이 작심삼일이 되어 실망했을지라도 때론 심플하게 내가 해야 할 일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2023년 장욱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리라.

해돋이 그림

<해돋이(1987, 캔버스에 유채, 41×24.5cm)> (출처: 장욱진미술문화재단)


케이컬쳐채널


구독K-Culture Channel은 한국학사전편찬부 문화콘텐츠편찬실에서 편찬 중인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세계한민족문화대전에 수록된 영상을 서비스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