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아름드리

해외 한국학을 만나다

-아제르바이잔언어대학교 (Azerbaijan University of Languages, AUL)-

Bahar Aliyeva 사진
Bahar Aliyeva
아제르바이잔언어대학교 한국학센터 소장

Q. 먼저 한국학중앙연구원 온라인 소식지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제르바이잔언어대학교 한국학센터 소장 바하르입니다. 저는 2005-2009년에 아제르바이잔언어대학교에서 한국어통번역과를 전공했고,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사회학 전공으로 석ㆍ박사 과정을 밟았습니다. 2017년에 “한국에서 해외여행의 형성과정: 1980년대 해외여행자유화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박사과정을 마치고 아제르바이잔으로 귀국했습니다. 그리고 그해부터 현재까지 아제르바이잔언어대학교에서 센터 운영 및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Q. 최근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음식과 문화가 소개되는 것은 물론 아제르바이잔 내에서도 K-Pop이나 K-Drama가 전파를 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아제르바이잔 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나 인식은 어떠한가요?


  현재 아제르바이잔에서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 한류 열풍이 상당히 뜨겁습니다. 학원 등에서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고 K-pop 팬클럽 등도 많습니다. 최근 양국 간에 경제, 건설 분야 등에서 협력이 활발해짐에 따라 전체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대학교 전공 중에서도 한국어 통번역 전공이 인기가 제일 많습니다.


Q. 아제르바이잔언어대학교는 언어대학으로서 한국어에 대해 어떤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학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연구 활동 등이 있는지 소개해 주시고 아제르바이잔의 한국학 현황 및 향후 수요는 어떠한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아제르바이잔언어대학교에서는 한국어 통번역 전공이 학사 및 석사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사 과정의 경우 매년 15명의 입학생을 받고 있으며, 석사 과정의 경우에는 매년 최대 선정 인원 수가 3명입니다.
    저희 대학교는 현재 한국학과 관련된 여러 사업 및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어-아제르바이잔어 사전을 발간했고, 현재 아제르바이잔어-한국어 사전 편찬도 진행 중입니다. 작년에는 한국 전래 동화를 아제르바이잔어로 번역해 발간했는데 번역 작업은 학생들이 했다는 것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어 문법, 한국역사와 사회라는 교재도 집필 중에 있는데 곧 출판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대학교에서 모든 언어를 포괄하는 공동 연구가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연구는 각국 언어 정치에 관한 것이고, 우리 센터에서는 한국의 언어 정치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것입니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에서 한국학, 한국문학 등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국학퀴즈대회 등도 개최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으로 개최되고 있는 퀴즈대회는 아제르바이잔 청소년들로부터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현재 아제르바이잔대학교 외에 바쿠국립대학교에 한국학 전공이 있습니다. 바쿠공과대학을 포함해 약 3개 대학에서도 한국어를 교양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 아제르바이잔에서 한국학은 한국어 위주의 학습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날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학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입니다. 또한 양국 정부 차원에서도 관계가 발전되고 있어 한국에 대한 관심은 언어, K-pop, K-drama 등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아제르바이잔언어대학교는 2019년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에 선정되어 “한국학센터 설립 및 한국어통·번역학과 내실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교육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본 사업의 주요 내용은 한국학센터 설립, 한국어문법 및 한국학 교재 집필, 한국에 대한 정보를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블로그를 개설하고 한국학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본 사업이 완료되는 마지막 해라 사업의 목적들을 거의 다 완성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학센터가 설립되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학술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센터 블로그가 개설되면서 수시로 한국정치와 사회, 문화, 문학 등에 관련된 정보들이 번역되어 게시됩니다. 앞서 일 년에 한 번씩 한국학퀴즈대회를 연다고 했는데 작년 퀴즈대회 우승자는 다른 대학교 다른 전공의 학생이었는데 이 학생은 저희 블로그에 게시된 내용들을 열심히 읽고 배웠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순간 뿌듯하다고 말해야 할지 뭔가 사업의 초기 성과를 본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대학교 학생들을 위해 한국의 경제, 사회, 역사 등의 과목들이 개설되었는데 학생들이 이 과목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학 학술회의 등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외에 한국학 및 한국어문법 교재도 거의 완성되어 가고 있어 아마 곧 출판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아무래도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업무 처리였습니다. 게다가 도중에 전쟁까지(제2차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쟁) 발생해 한동안 비대면으로도 모임, 세미나 등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센터 설립도 미루게 되었고, 현지 연구진의 한국 방문도 연기되었습니다.
(참고: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은 한국학 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해외 대학의 한국학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에서 추진하는 사업임.)


한국어학과 수업 모습

[그림 1] 수업에 참여 중인 한국어학과 4학년 학생들과 바하르 교수


Q.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 수행 기간이나 이후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희망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국학 분야와 관련해 아제르바이잔에서 해야 할 일들이 아직 많습니다. 관련 서적들도 많이 집필ㆍ번역되어야 하고, 연구도 활발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아제르바이잔언어대학교 내에서 한국학 전공이 설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저희 질문에 대한 상세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아제르바이잔 양국이 한국학 연구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아제르바이잔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나라지만 역사나 문화 등에서 비슷한 면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비교 연구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센터는 코카서스 지역에서 한국학 연구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어를 잘 아는 인재들이 있는 만큼 동기를 부여하면 한국학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