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아름드리

해외한국학자를 만나다

김나형 사진
빌라이폰 쏨싸몬
(라오스 수파노봉대학교)

독자들을 위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Vilayphone SOMSAMONE라고 합니다. 저는 수파노봉대학교의 건립 당시인 2004년부터 수파노봉대학교의 경제∙관광학부에 재직 중이며, 현재는 경제∙관광학부의 부학장으로 관광, 경영, 경제에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는 수파노봉대학교의 한국학센터(Center for Korean Studies in Souphanouvong University, CKSSU) 소장을 맡아 2017년도 교육부와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 아래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라오스 수파노봉대학교의 한국학연구소 건립 – 한국학연구소 (2017-2020)’)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2008년에는 수파노봉대학교의 한국협력센터에 연구원으로 있었으며, 한국에서 관광경영 석사학위도 공부했습니다. 2011년에는 공동연구자로서 ‘한국학 연구 연수를 위한 기반 구축 및 확대: 라오스에서의 현지화 지향’이라는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한국학대학원에서 한국 경제학에 대해 공부를 하셨는데 한국 경제에 대해 공부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한국 생활은 어떠셨나요?


먼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박사를 공부할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한국 경제를 전공하고 싶었던 이유는 제가 전에 했던 연구, 공부했던 석사과정, 그리고 수행한 연구사업이 한국의 경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한국에 대해, 특히 한국 경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역사를 보면 한국도 가난한 나라였고 천연자원도 없었으나 한국의 경제는 급속하게 성장했습니다. 제가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한국 사람들은 인적자원 육성에 있어 교육의 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라오스도 한국의 과거와 비슷하게 가난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경제를 중심으로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졌습니다. 라오스와 한국이 비슷한 점은 한국은 역사적으로 불교를 믿는 나라였으며 라오스도 불교를 믿는 나라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박사학위 논문 주제를 ‘한국 관광 산업의 관광 개발 : "템플 스테이 프로그램"에 관한 사례 연구’로 했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얻은 것을 우리 나라의 발전 및 경제개발에 활용할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5년 동안 외국인 유학생으로 와 있는 동안, 많은 경험과 추억들을 만들었습니다. 외국인과 한국인 친구, 교수님들, 주변 한국인들을 비롯해 많은 좋은 사람들의 덕분입니다. 외국어로 소통하는 것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장애가 될 수 있지만,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있어 외롭거나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한중앙연구원에 처음 입학하면 기숙사에 머물게 되는데 저는 그 당시 한국인 룸메이트와 2년 동안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더 많아서 ‘언니’라고 불렀죠. ) 그 언니는 아주 친절했고 제가 무엇을 이해 못 하거나 질문이 있을 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가족과 사는 것처럼 따뜻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한국의 유명한 유적지에 여행하면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고 그 친구 중에 졸업하고 귀국하고 나서도 학술적인 분야와 관련해서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두 지도교수님께 언제나 감사합니다. 박사 논문을 쓰는 동안 지도를 해주신 것뿐만 아니라 지금도 친절하게 상담해주셔서 자주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한류 컨텐츠에 대한 인기가 확산되면서 라오스와 인접 국가인 태국, 베트남 등에서 한국어교육 및 한국학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고 있는데요. 현재 라오스에서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 및 한국학 연구상황이나 한국학에 대한 실제 수요는 어떠한가요?


라오스에서 한국학에 관한 관심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현재는 한국에 대한 베트남과 태국의 관심에 결코 못지않습니다. 1995년 10월 25일 라오스와 한국 간의 외교 관계가 수립된 이래, 양국 관계는 무역과 투자, 관광, 정부 협력 등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고 밀접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라오스에 투자하는 회사들 중에는 한국 투자 회사들이 많습니다. 요즘 라오스 사람들은, 특히 젊은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국은 라오스의 고등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라오스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Laos)에서 구축이 완료되어 곧 운영될 ‘이러닝 사이버 대학’을 비롯해서 많은 사업에 관여했습니다. 2007년에는 수파노봉대학교의 새 캠퍼스가 완공됐습니다. 2016년 9월 9일에는 라오인민민주공화국 정부와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에서 일할 라오스 노동자들을 모집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습니다. 2017년 11월 2일에는 수파노봉대학교에서 ‘국제협력사업을 위한 선진대학사업’의 발대식이 있었습니다. 인재양성에 정부, 기관, 개인이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라오스와 한국에서 단기, 장기 연수과정을 밟는 스태프와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매년 이루어집니다.

비록 처음에는 양국 간의 교류가 활성화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관·민 양 분야에서의 한국과 라오스의 여러 접촉은 라오스 사람들로 하여금 한국을 배우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게 하였습니다.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들이 수행한 사업들이 홍보되면서 라오스 사람들이 한국인에 대해 처음 알게 됐으며, 라오스 사람들의 한국인에 대한 인식 역시 TV에서 볼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와 영화를 통해 형성되었습니다. 많은 한국 제품들이 라오스시장에서 등장하자 라오스의 신세대는 현대 기술을 기민하게 상용화한 한국인들의 근면성에 대해 감탄했고, 그 결과 라오스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라오스에서 한류의 인기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습니다. 이처럼 주변 국가보다 늦은 이유는 라오스의 통신망과 유통채널이 비교적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 노래, 춤이 라오스 사람들에게 소개되었고, 이러한 한국 예능 콘텐츠들은 곧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현재 TV 드라마, 영화, 대중음악 등에서 한국 대중문화 트렌드들이 상당한 반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한국 음식을 좋아하게 되었고, 한국 선물용품, 한복, 장식용품, 휴대전화, 전자제품 등의 구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의 태권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라오스에서는 한국어 학습을 통해 한국 노래와 드라마를 더욱 효과적으로 즐기려는 의도에서 한국어 공부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어 과정과 한국학 과정에 등록 한 사람과 학생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한국학과 한국어가 라오스에서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2017년 이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으로 수파노봉대학교 한국학센터(CKSSU)가 설립됐는데, 이 연구센터는 라오스에서 유일한 한국학연구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오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기관들이 몇 개 있지만 한국학 과정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라오스국립대학교에는 한국어학과가 있고 한국어 과정은 2004년부터 제공했으며 현지인 강사와 1~2년 동안 라오스에서 머무는 KOICA 봉사자가 가르치고 있습니다. 루앙파방에 있는 수파노봉대학교에서는 2019년에 새로운 한국어학과를 열었으며 현지인 강사와 라오스에 머무는 한국인 봉사자들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외에 라오스국립대학교와 시앙쾅도에 세종학당이 있으며, 로고스대학교(LOGOS College), 한글학교(Korean Letter School), 비엔티안영광센터(Vientiane Glory Centre), ‘한국과함께’ 센터(Korea Together Center) 등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립교육기관들이 비엔티안에 있습니다.

수파노봉대학의 한국학 관련 교육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현지 한국학의 활성화를 위해 어떤 활동들을 주로 하고 있는지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수파노봉대학교의 한국어학과는 2019년에 설립됐으며 일반 4년제 한국어 학부 과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1학년 교육 과정은 기본적인 주제들과 기초 한국어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2학년 교육 과정은 중급 한국어와 한국역사 등 일부 한국학 관련 주제를 다룹니다. 3학년 교육 과정은 고급 한국어와 더 많은 한국학 주제 교육, 그리고 논문 집필 지도 등에 집중합니다.

수파노봉대학교의 한국학과 관련한 여타 연구 활동은 대부분 교내 한국학센터에서 총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센터의 설립, 한국학 연수 과정 계획, 단기 한국어 과정 개설, 국제 한국학 학회 주최, 학술논문의 집필 및 발행, 학생 장학금 제공, 한국 문화활동 기획 및 홍보, 국제 한국학 학회 개최를 통한 국제 교류 활성화, 그리고 한국경제∙언어∙문화 전문가 초빙강의 제공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2021년도에는 한국대학 소속 교수를 수파노봉대학교 학술지의 국제 편집자로 초빙했습니다.

제1회 한국학국제학술대회 개최

제1회 한국학국제학술대회 개최

한국 전통문화 행사 개최

한국 전통문화 행사 개최

수파노봉대학은 2010, 2012, 2017년도에 이어 2020년도에도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에 선정되어 현재 사업을 수행 중에 있습니다. 지난 사업들을 수행하면서 가장 크게 성장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또 어려웠던 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2017년에 조사한 라오스의 한국학 현황에 따르면 수파노봉대학교에는 ‘한국협력센터(Korean Cooperation Center, KCC)’가 2008년 설립되었고, 2012년에는 이전 KCC의 센터장이었던 분이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의 지원을 받아 한국학연구소(Korean Studies Institute, KSI)를 설립한 바 있습니다. 당시 KSI는 전시회 방문, 영화관람, 태권도, 전통혼례 등 현장실습류 한국학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학생들 모집에 노력하였고, 더 나아가 라오스 내 다른 연구소들과의 협력 확대는 물론 주변국 한국학연구소들과도 교류하려 했지만, 지원 부족 및 인사관리의 문제로 인해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수파노봉대학교 한국학센터

수파노봉대학교 한국학센터

가장 큰 성장은 한국 대학 교수들과의 MOU 체결에 따른 수파노봉대학교 강사들의 한국연수 지원사업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2017년에는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 (AKS-2017-INC-2220001)의 지원을 받아 수파노봉대학교 한국학센터(Center for Korean Studies in Souphanouvong University, CKSSU)가 설립됐습니다. CKSSU의 목적은 한국학·한국어 교육과정을 조직하고 라오스 국내 한국학 연구를 수행하며 문화교류와 네트워킹 활동을 통해 한국학의 확고한 기반을 다지는 것입니다. CKSSU의 설립 이래 여러 의미 있는 성과들이 창출되었습니다.

CKSSU 설립 이전에는, 라오스에 한국어교육을 담당하는 학교는 있었어도 한국학 과정은 없었습니다. 한국학과정에 필요한 교과서도 거의 없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라오스인들이 ‘한국학’과 ‘한국어 과정’을 혼동합니다. 대부분의 라오스 사람들은 ‘한국학’이 ‘한국어’와 같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학에 대한 이해를 가진 학자나 연구자가 거의 없습니다. CKSSU는 라오스 사회로서는 최초의 한국학 기관입니다. 그러나 다른 해외 한국학 기관과의 교류와 네트워크가 아직 부족합니다.

앞으로 남은 사업수행 기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코로나 상황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아직 완전히 통제되지는 않았지만, 저희의 목표와 희망은 남은 씨앗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한국 관련 활동을 통합, 조직, 개선하는 라오스 최초의 한국학 기관이 되어, 라오스의 한국학 관련 현황에 대한 기본 정보를 수집하고, 라오스에 있는 여러 한국어 기관에 양질의 한국학 프로그램을 공급하며, 교육과정, 한국학 관련 활동, 한국학 교과서 제작 등을 가능케 할 개선된 한국학 프로그램을 구축하려 합니다. 또 국내·외 여러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지식, 경험, 사회적 요구 등을 공유하고, 한국학 대학원 과정도 준비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라오스의 한국학 연구를 위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전에 비해 많이 바뀌었지만, 라오스와 한국의 좋은 관계는 협력과 상호지원을 기반으로 코로나 이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한국학센터의 꿈과 희망은 라오스 최초의 우수 한국학 기관으로서 라오스의 한국학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라오스에 있는 한국어기관들에 우수한 한국학 콘텐츠와 프로그램들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수한 인력 양성 및 기반시설 강화가 요구됩니다. CKSSU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 한국학과정 수강생들에게 SU에서의 강의기회 제공, 사무실, 문화체험실, 전시실, 공연장 등을 갖춘 건물 등의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재정적 지원, 라오스-한국 비교 연구 모임 설립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