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사람들

제가 수채화의 매력으로 꼽는 점은 나만의 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거에요

비온뒤 더욱 푸릇해진 나무들이 싱그럽다. 요즘 푸릇푸릇하고 싱그러운 색을 스케치북에 담아내는 수채화에 푹 빠진 사업기획실 박재원 선생을 만나보았다.


박재원 사진

하시는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한국학진흥사업단은 국내외 한국학 연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는 기관입니다. 그 중 사업기획실은 사업기획뿐만 아니라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도출된 연구 성과를 관련 연구자들에게 확산시키고, 또 대중들에게 알리는 등 포괄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입니다.

저는 이 사업기획실에서 연구행정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주업무로는 연구비를 지급하고, 지급된 연구비가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혹은 부정하게 사용 된 내역은 없는지 통제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즉 연구비 중앙관리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또한 한 해 동안 사업단 운영에 필요한 운영예산 관련 전반적인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수준 높은 심사를 통해 우수한 연구에 지원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운영예산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업단 온라인소식지 발간 업무도 함께 수행하고 있는데요, 격월로 발간되는 이 뉴스레터를 통해 국내외 한국학 현황과 최신 사업단 공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다 보니 사업단이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 요구되는 행정 전반의 업무를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박재원 사진

입사 3년차인데 연구원에 대한 느낌을 여쭤보고 싶어요.


우선 연구원에 계시는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게 되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일적으로뿐만 아니라 사적으로 알게 된 분들 모두 유쾌하시고, 다소 경직될 수 있는 업무 상황에서도 언제나 유연하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스스로 아직도 배울게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윤을 창출하는 일반 회사가 아닌 연구기관이고 또 내부에 한국학대학원도 함께 있다 보니 전반적으로 학구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아요. 면학분위기라고 하나요? 퇴근 후에도 연구를 하시거나 공부하시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저에겐 긍정적인 자극이 되고 있어요. 그리고 원내 조경이 잘 이루어져 있고 주변 자연 풍경과도 잘 어우러져서 계절이 지날 때마다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퇴근 후에는 평범하게 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편이에요. 남편과 같이 저녁을 먹고 동네를 산책하거나 장을 보고, 배드민턴과 같이 가벼운 운동을 주로 했어요.

최근에는 제가 금주를 실천하고 있어서요. 그러다 보니 퇴근 후 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남는 시간에 수채화를 그리기를 시작했어요. 맑은 물감들이 물에 번져서 예쁜 색을 내는 것을 보고 있으면 일상에 소소하게 활력을 주는 기분이 들어 제가 요즘 푹 빠지게 된 취미에요.

이전에도 그림을 그리셨나요? 수채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박재원 사진

미술 전시를 보거나, 해외여행을 가서도 유명 미술관, 박물관을 가는 것을 좋아해서 그림은 많이 봐왔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막상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어렴풋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재료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시도조차 해 볼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우연히 동생과 ‘수채화카페’라는 곳을 가게 되었어요. 물감이 짜여서 있는 팔레트를 쟁반삼아 음료를 서빙하고, 그 팔레트와 간단한 붓펜을 사용해서 제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곳이에요. 그곳에서 그린 제 첫 그림은 ‘로브스터’입니다^.^

제가 갔던 카페 말고도 주변에 찾아보시면 ‘수채화 카페’ 혹은 ‘드로잉 카페’를 찾으실 수 있으실꺼에요. 친구끼리 또는 연인과 데이트 코스로 가시거나 혹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에도 가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추천합니다.


소개해주실 그림이 있나요? ^^


박재원 사진

아직은 정말 입문자 단계여서 작품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어요. 그냥 스케치북에 연습 삼아 그린 것들이 다에요. 주로 그때그때 떠오르는 그리고 싶은 대상을 그려보며 연습하고 있어요. 요즘은 복숭아 그리기를 많이 연습하고 있어요. 종이에 물을 충분히 적신 후, 그 위에 물감이 번지는 기법으로 그리고 있는데 아직 만족할만한 복숭아를 그리지는 못했어요.^^

누구나 한번쯤은 물감에 물을 적셔 그림을 그려본 적 있을거에요. 그래서 초보자들도 낯설지 않게 수채화 그리기를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거에요. 저처럼요.

또한 수채화는 그리기 위한 도구가 단순하고, 구하기도 쉬워요. 물론 점점 관심을 가지시게 된다면 재료들의 브랜드라든지 특성에 따라 도구의 종류 또한 무궁무진하다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저는 최근에 ‘고체물감’과 ‘워터브러쉬’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요즘 많이 사용하는 이러한 물감과 붓은 옛날의 물감, 붓과 많이 다르더라구요. 고체물감은 물감을 짜서 말려야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팔레트의 크기도 작아 휴대성이 좋아요. 또 ‘워터브러쉬’라는 물붓은 붓대에 물을 담아서 사용 할 수 있어서 따로 물통이 휴대할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어디서든지 간편하고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박재원 사진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수채화의 매력으로 꼽는 점은 나만의 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에요. 기본 물감 중에서 어떤 색을 섞고,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무한대의 색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또한 같은 색이더라도 물의 양에 따라 다른 느낌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온전히 나만의 색으로 나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그렸던 그림들은 평가를 받기 위한 그림이었지만, 취미로 그리는 그림들은 제가 그리고 싶은 것들만 그리고 그림의 결과물에 아무런 부담 없으니 그것 또한 좋은 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미술학원이나 원데이클래스를 가지 않고서도 유투브에서 미술을 전공한 사람들과 선생님들이 자세하게 알려주니 수채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검색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과 함께 수채화를 그리는 취미를 공유하고 싶어요.


앞으로 바라는 점 또는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


이 글을 보시고 자연과 함께하는 휴식을 원하시는 많은 분들이 연구원을 찾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연구원은 언제나 개방되어있으니까요. 곧 가을이 다가오니 예쁜 색으로 물든 단풍들을 곧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요. 오셔서 자연 속을 거닐며 추억도 남기시고, 또 장서각의 기획 전시를 둘러보시면서 한국학에 대한 관심도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나아가 한국학중앙연구원에도 더 큰 관심을 주신다면 원내 계시는 모든 분들과 한국학 관련 연구자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