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전세계에 퍼지면서 한국 가요(케이팝), 드라마, 문화 유적지 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지만, 그 열기가 한국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십대들은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와 같은 한국 아이돌 그룹에 대해 잘 알고 김밥과 삼겹살, 초코파이와 같은 한국 음식을 즐기며 한국에 방문하면 한복 입어보기 체험 등을 합니다.
그러나 한복이라는 전통 의상 그 자체나 그들이 방문하는 유적지에 대해서는 실제로 잘 알지 못합니다. 대부분 한국에 대한 역사적 지식이 없는 채 그저 보고 듣는 것만으로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는 미국 고등학교에서 6·25 전쟁 이외의 한국사를 가르치지 않으며 미국 대학교에서도 한국사가 비주류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들이 현재의 세상과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 가르쳐야 합니다."
[그림 1] 이병준 작 “평화의 소녀상”과 저자, 대구여상 내의 인권운동가 이용수
본 “한국을 이해하다” (Understanding Korea) 사업은 연구비를 지원받아 다음 두 가지 방면에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첫째, 위안부 역사를 이해할 정도의 지적 성숙도를 가진 십대 후반 학생들을 위한 위안부 개론서를 제작하였으며, 둘째, 이 개론서에서 한국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나 위안부 기림비들을 소개하며 이들의 공공 미술, 사회참여적 미술, 스토리텔링의 기능 등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학생들이 위안부와 관련된 역사를 처음 접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소녀상 혹은 기념비와 함께 간략한 역사적 배경을 서술하였습니다. 덕분에 학생들은 많은 분량의 내용을 독해해야 하는 부담 없이 시각적 자료와 텍스트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제시된 내용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3년 동안 일본군은 수십만 명의 여성을 강제로 동원하여 아시아 전역에 걸쳐 일본 군사시설에서 성노예로 착취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는 주로 한국 여성이었지만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네덜란드 여성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고 일본 여성도 동원되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주제는 어렵게 느껴지고 두려울 수 있으나, 근현대사와 현재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인신매매의 실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젊은 세대에게 가르치고 전해야 합니다. 1990년대 초반에 인권운동가가 된 위안부 여성들은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전 세계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인신매매를 직면하고 멈추기 위해 노력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상징 이해하기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의 시각 자료에 따르면, 소녀상의 짧게 잘린 머리카락, 꽉 쥔 주먹, 들린 발뒤꿈치 등은 각기 다른 역사적 아픔과 의지를 상징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강제 동원되거나 인신매매를 당한 약 20만 명에서 40만 명의 여성들 중 현재 남한에는 5명의 생존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중국은 2025년 봄 당시 7명의 생존자가, 필리핀에는 약 25명 정도가 있다고 여겨지며 대만과 일본에는 생존자가 없습니다.
본 사업을 통해 제작된 이 짧은 개론서가 위안부 여성들의 이야기에 계속 생명력을 불어넣어서 학생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배우고, 그들의 기억을 기리며, 전 세계에 계속 일어나고 있는 인신매매를 근절하는 세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장 답사: 기억의 조각들
이 동상들은 위안부로 동원된 여성들이 어떤 끔찍한 실상을 마주하고 견뎌야 했는지 공감을 이끌어내며 사회 정의 실현 운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를 독려합니다.
[그림 2] 김서경·김운성 작, “한중 평화의 소녀상,” 강릉.
강릉의 이 소녀상은 동해를 바라보고 있으며 이것은 일본이 반성하고 사과할 때까지 바다 건너 일본을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그림 3] 김서경 ·김운성 작, “평화의 소녀상,” 이태원, 서울.
이태원의 상점가 입구에 위치한 이 작품에서는 한국 소녀와 중국 소녀의 동상이 나란히 앉아 있고 그 옆에 빈 의자가 놓여져 있다. 두 소녀의 양 손은 주먹을 꽉 쥐고 있으며, 특히 중국 소녀의 주먹은 싸움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듯이 보인다. 중국 소녀 뒤에는 발자국이 있으며 발자국 옆 명판에는 잊히거나 함께하지 못한 친구가 자신 역시 그 자리에 있으며 그들의 이야기는 곧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려주는 글이 써있다. 중국 상하이에도 같은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림 4] 안경진 작, “평화와 인권의 영원한 소녀 김복동상,” 이천. 이천 아트홀.
위안부 김복동 할머니의 머리카락 속에 어린 소녀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다. 이 설치 작품에는 이병창 시인의 추모시 “여기에서-김복동님을 기리며”가 포함되어 있다.
[그림 5] 김서경·김운성 작, “평화의 소녀상,” 서울.
가장 처음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으로, 서울에 설치된 첫 소녀상으로, 경복궁과 옛 주한 일본국 대사관 인근에 서있다.
(* 모든 사진은 저자가 직접 촬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