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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당선작 (내가 한국바로알리기 주인공)


한국의 국가 이미지

: 케이팝과 첨단 기술 너머의 한국 민속의 신비

김치
최근 몇 년 동안 대부분의 나라들은 군사력과 같은 하드 파워 만큼이나 국가 이미지를 중요시하게 되었다. 국가 이미지는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과 관련이 있으며 이 용어는 1990년대 말 ‘소프트 파워’ (Soft Power) 라는 책에서 Joseph Nye가 처음 사용했다. Nye 에 의하면 소프트 파워는 한 나라가 세상에 제공할 수 있는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매력적인 측면들을 의미하며 군사력, 즉 하드 파워와는 대조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Nye 1990). 소프트 파워는 그 나라의 글로벌 재산에 엄청난 가치를 더해주고 유형적 혜택 뿐 아니라 무형의 자산을 창출해낸다.교육과 미디어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만드는 구체적인 방식은 그 나라가 세계 다른 국가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이해되는지를 형성한다. 따라서 좀 더 폭넓고 포괄적인 국가적 서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글은 교과서, 미디어, 인터넷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살펴보고 이 이미지가 다른 나라들이 한국을 이해하는 방식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는지 검토한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주로 첨단 기술과 대중 문화와 연관 지어지며, 이것은 매우 효과적이지만 일차원적인 이미지만을 보여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글은 현재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를 연상시키지만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한국의 민속적 요소의 부재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민속과 관련된 내용을 한국의 지역별 관광 안내서의 형태로 포함시킬 경우, 한국이 다채로운 정신적 유산을 가지고 있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전통을 중요시하는 나라라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국가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국가 이미지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부상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수십년간에 걸쳐 형성된 국가 이미지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의 일부만을 반영한다. 오늘날 한국은 기본적으로 북한과의 해결되지 않은 갈등과 그로 인해 핵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 최첨단 기술, 그리고 케이팝, 한국 드라마, 한국 패션과 같은 역동적인 대중 문화로 알려져있다. 이런 특징들은 경제 대국으로서의 한국의 힘과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한국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한국이라는 국가적 서사의 일부만을 보여준다.

이 글은 고등학교 교과서인 ‘World History: Patterns of Interaction’ (저자 McDougal Littell), BBC의 뉴스 보도 자료, Encyclopedia Britannica의 한국에 대한 웹페이지라는 세 종류의 자료를 분석하여 작성하였다.

‘World History: Patterns of Interaction’ 이라는 교과서에서 한국은 전설 속의 한민족의 창립자인 단군 왕검 (약 2333 BC), 한국 전쟁 (1950–1953), 일제에 의한 식민지 지배 (1910–1945), 냉전의 전장 등의 맥락에서 언급된다. 한반도의 전근대적 역사는 신라의 삼국통일, 중국 송나라와 당나라와 고려와의 문화적 유대 관계, 고려 청자와 고려대장경에 대한 서술 몇 줄과 조선 왕조에 대한 언급 등에 그친다 (Littell 2017). 이와 같은 형식적 서술은 한반도의 역사를 중간에서 단절 시킬 뿐 아니라 한국 문화, 특히 한국의 민속을 거의 전부 생략시킨 것으로,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는 민속적 요소가 부차적인 중요성을 가진다는 것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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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뉴스와 기사등 보도자료에서 한국은 전형적으로 북한이라는 위협적 존재, 해외 정치, 기술 혁신, 경제 개발 및 대중 문화의 인물들의 성취 (BTS과 같은 케이팝 아이돌 등), 스킨케어 산업과 같은 항목과 관련해서 언급된다 (BBC NEWS). 한국의 문화 유산에 대한 언급은 없거나 아주 간단히 서술되는 정도에 그친다. 한국의 발전적, 미래 지향적 측면이 지배적인 서사이며 기저에 깔린 신화적 혹은 정신적 유산의 측면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Encyclopedia Britannica는 좀더 폭넓게 한국을 개괄하며 구체적으로 역사, 정부와 사회, 경제, 문화생활으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문화생활에 관한 부분은 예술, 사회 풍습과 사회 제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신화, 전설, 민속적 세계 등과 같이 한국의 문화 유산에 대한이해를 의미있게 심화시킬 수 있는 요소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거나 부족하다 (Encyclopedia Britannica).

지금까지 살펴본 자료들에서는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한국 이외의 동아시아 국가의 문화적인 측면에 대한 설명이 훨씬 풍성하게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이들 국가의 전통 신앙이나 신화를 포함하여 민속 관련 용어와 정신적인 유산에 대한 언급은 상대저으로 자주 나타나며, 이 점은 이 나라들이 전통 서사를 문화적 서사에 이미 통합시킬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비해 국제 담론에서 한국의 민속과 민속적 상징 세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 부각되며 이는 한국의 문화적 깊이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점

이러한 내용이 제대로 포함되어 않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점을 가져올 수 있다. 이를테면 한국이 매우 적은 키워드들로만 인식되거나 한국 문화의 복잡 다양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한국을 좁게 이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한국이 정신적 깊이가 없는 경제적인 기계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물론 한국의 경제력과 대중 문화를 부각시키는 전략은 매우 효과적이지만 신화등 민속적 요소들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적이고 상징적인 서사를 제공하지 못한다. 이런 서사의 존재를 모르는 채 한국에 대한 지식을 접하는 경우 한국을 영혼과 역사가 없는 나라로 오인할 수 있다.

신화와 전설은 그저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들이 아니다. 이들은 그 나라의 문화적 기억이자 정체성의 반영이고 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한 감성 코드이다. 국가 이미지에서 배제될 경우 그 나라는 글로벌 관객과 장기적이고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잃게 된다. 민속은 지금의 한국과 한국의 정신적인 뿌리를 잇는 다리로서의 역할을 하며 나아가 한국과 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좀더 가깝고 인간적인 차원에서 한국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안으로서의 민속

민속이라는 개념은 민간 생활과 그 지역의 정체성에 뿌리를 둔 모든 신앙, 전설, 풍속, 정신적인 전통 등을 통틀어서 가리킨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과거 뿐 아니라 신화나 전설과 같은 이야기들의 뿌리를 이루는 장소 및 가치와 연결시켜주는 고유의 독특한 감성적 자기장을 지닌다 (Cheon 2013).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민속과 신화에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다양하게 개발되는 문화 상품 및 컨텐츠만 봐도 알 수 있다. 한 예로OTT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2025년에 개봉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 (K-Pop Demon Hunters)는 전 세계의 관객에게 신화와 도깨비 등과 같은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들을 소개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Korea.net 2025). 민속적인 존재은 흔히 미화되거나 단순화되어 표현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런 면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컴텐츠는 한국 신화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아직 개발되지 않은 영역이 가진 잠재성을 드러낸다.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 민속적 요소를 포함시킨다면 현재 이미지의 문화적인 공백을 채울 수 있으며 깊이가 있으면서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컨텐츠로 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민속은 대중 문화만으로는 할 수 없는 교육적인 역할과 감성 전달의 기능을 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한국을 좀 더 개인적으로 친밀하게 느끼고 한국이라는 나라와 다층적인 관계를 맺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이 단순히 현대적이고 역동적일 뿐만 아니라 풍부한 정신적 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복잡 다양한 역사를 가진 나라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새로운 도구의 제안

이 글에서는 신앙, 전설이나 귀신, 도깨비, 요괴 등을 특정 지역들과 연결시키는 지역별 여행 안내서로서 한국 민속 관광 안내서 “전설을 통해 본 한국” (Korea Through Legends)의 개발을 제안하고자 한다.

안내서에는 한국의 지역별로 전설적인 존재들과 그 지역에서 유래된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표시된 지도를 수록한다. 각 지역을 다루는 부분은 그 지역 고유의 민속적인 존재나 인물이 나와 전설이나 신화와 그 지역의 자연, 문화, 풍조 등과의 관계를 해설한다. 독자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한국의 지리와의 감성적인 접촉점을 찾을 수 있으며 전설이나 신화를 실제하는 장소나 전통과 연결 지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안내서는 다양한 요소들을 연결시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강화하고 한국에 대한 이해를향상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장소를 예로 들어 안내서의 제작을 가정해본다면, 제주도의 경우 삼성혈의 신화를 통해 소개할 수 있다. 신화 속의 세 신 중 하나를 해설자로 등장시킨다 (Cheon 2014). 이 해설자 역할을 하는 신은 신화에서와 같이 땅에서 솟아나며 등장하여 제주도의 건국 신화인 삼성신화를 소개하고 신화 속 각 신의 역할을 독자에게 설명한 후 제주도의 지리, 분위기, 문화적특수성 등을 설명한다. 안내서는 이처럼 신화, 지리, 문화적 정체성을 하나의 서사적 경험으로 결합시켜 제공한다.

이렇게 제작된 안내서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국제학교나 대학교에서 교육자료로, 학습 플랫폼에서 문화적 소양을 키우는 도구로, 대사관 및 한국 문화 센터에서는 소프트 파워의 수단으로, 공항이나 주요 관광지에 비치한다면 그 지역을 홍보하는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안내서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첨단 기술이나 엔터테인먼트에 국한되는 문제를 피할 수 있고 국가 이미지를 인간화시키며 한국의 뿌리나 신앙 등 표면에 쉽게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깊이를 보여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서사를 소개함으로써 서울이나 부산 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지역 관광 자원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에서 제안한 안내서의 서술 방법으로 한국의 신화적 존재, 귀신, 도깨비, 잊혀진 영웅들 등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

결론

한국은 선명하지만 불완전한 국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 이미지는 한국의 현대적 측면과 엔터테인먼트에 맞추어져 있어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기에는 적합하나 한국의 정체성에 필수적 구성 요소들, 즉 전설, 신화, 귀신이나 도깨비와 같은 고유한 존재들, 상징적 유산 등을 배제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미 세계는 최신 기술로 점점 지배되어 가고 있고 그럴 수록 사람들은 깊은 내면에 호소할 수 있는 감성적 서사, 신화적 세계와 닿아 있으면서도 역사에 근거를 둔 이야기들에 목말라 있다.

앞에서 제안한 지역별 안내서 등과 같은 방법을 통해 한국의 민속적인 요소를 국가적 서사에 도입시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완성시킨다면 훨씬 강렬하고 흥미진진한 내용을 수세기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형성한 목소리들을 통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민속은 단순히 재미만 제공하지 않는다. 민속은 치유적인 힘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 연결될 수 있으며 쉽게 잊혀지기 어려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소프트 파워의 시대에서는 문화적 깊이가 경쟁성이 있는 요소이며, 한국은 이미 그 재료로서의 이야기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남은 과제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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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상]
Katarzyna Kloc

(활동국가: 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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