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당선작

실종된 한국, 베트남 지리 교과서를 보다
저는 2007년생으로 1학년부터 9학년까지는 기존 베트남의 국가 교육과정을 따랐고, 당시에는 베트남 교육 출판사에서 발행한 표준화된 교과서 세트를 전국의 모든 학생이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새로운 국가 교육과정의 개혁을 경험한 첫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과목마다 세 가지의 다른 버전의 교과서를 접할 수 있었는데 각기 다른 세 출판 그룹에서 '깻노이 찌특 버이 꾸옥송(Kết nối tri thức với cuộc sống, 지식과 삶의 연결)', '쩐쩌이 상따오(Chân trời sáng tạo, 창의적 지평)', 그리고 '까인지에우(Cánh Diều, 연)' 등이 출판되었습니다. 이는 교육의 탈중앙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였고 교사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특히 저는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과목인 지리를 더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할 수 있겠다는 사실에 들떠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조와 표현 방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한국에 대한 침묵’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세 출판사에서 출간한 지리 교과서 모두를 넘겨보며 저는 경제 강국이자 문화 거인 그리고 베트남의 가장 강력한 국제 파트너 중 하나인 대한민국에 관한 내용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거의 언급되지 않거나 아예 빠져있었습니다. 대조적으로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은 세계의 경제, 인구 분포, 기술 발전에 대한 단원에서 꾸준히 다루고 있었습니다. 한국은 또다시 베트남 공교육의 틈새를 빠져나가 버린 것 같았습니다.
교실 밖에서는 한국이 어디서나 존재하였기에 이러한 부재는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저는 친구들의 휴대전화에서 K-팝을 들었고, 전자제품과 화장품에서 한국 상표를 보았으며, TV에서 한국 영화를 보고, 베트남에 수십억 달러의 공장을 짓는 한국 기업에 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삼성과 LG는 누구에게나 알려진 이름이 되었습니다. 저희 총리님도 뉴스에서 한국 기업 대표들과 악수하거나 한국 시장들과 MOU를 체결하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의 지리 교과서 지면에는 과거의 것이든 새로운 것이든 한국은 사실상 실종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베트남 교과서에서 한국이 누락되어 있는 것은 사소한 문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떠한 한 나라가 교육 자료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된다면 학생들은 무의식적으로 그 나라가 중요하지 않거나 우리와 무관하다는 메시지를 흡수하게 됩니다. 이러한 메시지가 한국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더할 나위 없이 부정확할 것입니다. 1950년대에 있었던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경제 대국 중 하나로 성장한 한국의 변화는 회복력, 비전 그리고 소프트 파워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바로 지리 교육이 강조해야 할 서사입니다.
저는 두 교육 시스템을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서 교육의 형태는 발전할 수 있지만 그 안의 내용은 종종 뒤처진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세 가지의 새로운 교과서 시리즈는 구성, 색상 구조, 교수법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어떤 교과서는 활동적인 학습을 강조하는 반면 다른 교과서는 서사에 기반을 둔 교육 방법에 의존합니다. ‘Chân trời sáng tạo’는 학생들이 직접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하도록 장려하는 프로젝트를 자주 다루고 ‘Kết nối tri thức’은 교과서의 지식을 실제 사례와 연결하려고 노력합니다. 반면에 'Cánh Diều'는 탐구 기반 학습과 성찰에 중점을 둡니다. 이러한 문체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것도 우리 지역에서 커가는 한국의 영향력이라는 현실을 담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우리가 가르치는 것과 현실 세계에서 경험하는 것의 괴리,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은 놓쳐버린 기회 그 이상의 문제입니다. 학생들에게 세계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하면서 베트남의 발전과 이렇게 긴밀하게 얽혀 있는 한 국가를 배제하는 것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한국의 베트남에 대한 인프라, 교육, 기술 부문의 막대한 투자만으로도 교육적으로 주목해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세 가지 중요한 관점을 통해 한국을 베트남 지리 교과서에 통합할 것을 제안합니다.
1. 경제 발전: 성공적인 산업화와 혁신의 사례 연구로 대한민국을 다룹니다. 재벌 모델의 부상, 교육 및 인프라에 대한 투자, 그리고 정부의 미래 지향적 정책은 베트남의 발전 경로와 비교할 풍부한 토대를 제공합니다.
2. 문화적 영향: 대중문화, 패션, 요리를 통해 소프트 파워를 전파하는 한국의 능력 및 한류를 통해 접근합니다. 김치, 비빔밥, 떡볶이와 같은 음식들은 단순히 맛있는 요리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 정체성과 세계 외교의 매개체라 할 수 있습니다.
3. 지역적 제휴: 아세안(ASEAN)과 깊어지고 있는 관계 및 베트남의 최대 무역 및 투자 파트너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한국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국의 경제적 발자취는 산업 단지, 물류, 심지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는 세 교과서 시리즈 모두에 걸쳐 구현될 수 있으며 핵심 내용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표현도 유연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hân trời sáng tạo’는 학생들이 한국-베트남 무역 경로를 지도로 만드는 프로젝트 기반 활동을 다룰 수 있고 ‘Cánh Diều’는 송도와 같은 한국의 녹색 도시에 대한 소개를 포함할 수 있으며 ‘Kết nối tri thức’은 한국의 도시 개발을 호찌민시와 같은 베트남 대도시의 과제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개발한 공식 ‘한국이해자료’, 예를 들어 한글, 한식, 한국 교육 시스템에 대한 자료 같은 것을 번역하고 베트남 교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각색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들은 지리뿐만 아니라 문학, 시민 교육, 심지어 기업가 정신 교육의 범교과적 활동에도 통합되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내 한국 식음료(F&B) 체인의 사례 연구를 활용하면 문화적 세계화와 현지 적용에 대한 논의를 촉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활동은 한국을 미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교육적 세계관에 있는 맹점을 바로잡으려는 것입니다. 기존 교육과정의 획일성과 새로운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모두 겪어본 학생으로서 저는 변화가 형식과 시각 자료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변화는 우리가 무엇을 가르칠지 선택하고 무엇을 생략하기로 선택하는지에 대한 핵심, 그 근본에 도달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우리의 삶에서 생략된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앱, 구매하는 제품, 듣는 음악 그리고 주목하는 경제 뉴스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현실에서 더욱 커지는 한국의 존재감은 우리의 공식 지리 교육에서의 부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우리의 교과서가 학생들을 연속적이고 역동적인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교과서는 반드시 그 세계의 현실을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지리 교육과정에 한국을 포함하는 것은 단지 주요 파트너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완전한 그림을 갖춰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우리가 교과서 지면에 무엇을 담을지 선택하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새로운 국가 교육과정의 개혁을 경험한 첫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과목마다 세 가지의 다른 버전의 교과서를 접할 수 있었는데 각기 다른 세 출판 그룹에서 '깻노이 찌특 버이 꾸옥송(Kết nối tri thức với cuộc sống, 지식과 삶의 연결)', '쩐쩌이 상따오(Chân trời sáng tạo, 창의적 지평)', 그리고 '까인지에우(Cánh Diều, 연)' 등이 출판되었습니다. 이는 교육의 탈중앙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였고 교사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특히 저는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과목인 지리를 더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할 수 있겠다는 사실에 들떠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조와 표현 방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한국에 대한 침묵’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세 출판사에서 출간한 지리 교과서 모두를 넘겨보며 저는 경제 강국이자 문화 거인 그리고 베트남의 가장 강력한 국제 파트너 중 하나인 대한민국에 관한 내용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거의 언급되지 않거나 아예 빠져있었습니다. 대조적으로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은 세계의 경제, 인구 분포, 기술 발전에 대한 단원에서 꾸준히 다루고 있었습니다. 한국은 또다시 베트남 공교육의 틈새를 빠져나가 버린 것 같았습니다.
교실 밖에서는 한국이 어디서나 존재하였기에 이러한 부재는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저는 친구들의 휴대전화에서 K-팝을 들었고, 전자제품과 화장품에서 한국 상표를 보았으며, TV에서 한국 영화를 보고, 베트남에 수십억 달러의 공장을 짓는 한국 기업에 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삼성과 LG는 누구에게나 알려진 이름이 되었습니다. 저희 총리님도 뉴스에서 한국 기업 대표들과 악수하거나 한국 시장들과 MOU를 체결하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의 지리 교과서 지면에는 과거의 것이든 새로운 것이든 한국은 사실상 실종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베트남 교과서에서 한국이 누락되어 있는 것은 사소한 문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떠한 한 나라가 교육 자료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된다면 학생들은 무의식적으로 그 나라가 중요하지 않거나 우리와 무관하다는 메시지를 흡수하게 됩니다. 이러한 메시지가 한국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더할 나위 없이 부정확할 것입니다. 1950년대에 있었던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경제 대국 중 하나로 성장한 한국의 변화는 회복력, 비전 그리고 소프트 파워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바로 지리 교육이 강조해야 할 서사입니다.
저는 두 교육 시스템을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서 교육의 형태는 발전할 수 있지만 그 안의 내용은 종종 뒤처진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세 가지의 새로운 교과서 시리즈는 구성, 색상 구조, 교수법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어떤 교과서는 활동적인 학습을 강조하는 반면 다른 교과서는 서사에 기반을 둔 교육 방법에 의존합니다. ‘Chân trời sáng tạo’는 학생들이 직접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하도록 장려하는 프로젝트를 자주 다루고 ‘Kết nối tri thức’은 교과서의 지식을 실제 사례와 연결하려고 노력합니다. 반면에 'Cánh Diều'는 탐구 기반 학습과 성찰에 중점을 둡니다. 이러한 문체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것도 우리 지역에서 커가는 한국의 영향력이라는 현실을 담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우리가 가르치는 것과 현실 세계에서 경험하는 것의 괴리,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은 놓쳐버린 기회 그 이상의 문제입니다. 학생들에게 세계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하면서 베트남의 발전과 이렇게 긴밀하게 얽혀 있는 한 국가를 배제하는 것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한국의 베트남에 대한 인프라, 교육, 기술 부문의 막대한 투자만으로도 교육적으로 주목해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세 가지 중요한 관점을 통해 한국을 베트남 지리 교과서에 통합할 것을 제안합니다.
1. 경제 발전: 성공적인 산업화와 혁신의 사례 연구로 대한민국을 다룹니다. 재벌 모델의 부상, 교육 및 인프라에 대한 투자, 그리고 정부의 미래 지향적 정책은 베트남의 발전 경로와 비교할 풍부한 토대를 제공합니다.
2. 문화적 영향: 대중문화, 패션, 요리를 통해 소프트 파워를 전파하는 한국의 능력 및 한류를 통해 접근합니다. 김치, 비빔밥, 떡볶이와 같은 음식들은 단순히 맛있는 요리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 정체성과 세계 외교의 매개체라 할 수 있습니다.
3. 지역적 제휴: 아세안(ASEAN)과 깊어지고 있는 관계 및 베트남의 최대 무역 및 투자 파트너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한국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국의 경제적 발자취는 산업 단지, 물류, 심지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는 세 교과서 시리즈 모두에 걸쳐 구현될 수 있으며 핵심 내용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표현도 유연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hân trời sáng tạo’는 학생들이 한국-베트남 무역 경로를 지도로 만드는 프로젝트 기반 활동을 다룰 수 있고 ‘Cánh Diều’는 송도와 같은 한국의 녹색 도시에 대한 소개를 포함할 수 있으며 ‘Kết nối tri thức’은 한국의 도시 개발을 호찌민시와 같은 베트남 대도시의 과제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개발한 공식 ‘한국이해자료’, 예를 들어 한글, 한식, 한국 교육 시스템에 대한 자료 같은 것을 번역하고 베트남 교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각색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들은 지리뿐만 아니라 문학, 시민 교육, 심지어 기업가 정신 교육의 범교과적 활동에도 통합되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내 한국 식음료(F&B) 체인의 사례 연구를 활용하면 문화적 세계화와 현지 적용에 대한 논의를 촉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활동은 한국을 미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교육적 세계관에 있는 맹점을 바로잡으려는 것입니다. 기존 교육과정의 획일성과 새로운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모두 겪어본 학생으로서 저는 변화가 형식과 시각 자료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변화는 우리가 무엇을 가르칠지 선택하고 무엇을 생략하기로 선택하는지에 대한 핵심, 그 근본에 도달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우리의 삶에서 생략된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앱, 구매하는 제품, 듣는 음악 그리고 주목하는 경제 뉴스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현실에서 더욱 커지는 한국의 존재감은 우리의 공식 지리 교육에서의 부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우리의 교과서가 학생들을 연속적이고 역동적인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교과서는 반드시 그 세계의 현실을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지리 교육과정에 한국을 포함하는 것은 단지 주요 파트너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완전한 그림을 갖춰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우리가 교과서 지면에 무엇을 담을지 선택하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