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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튀르키예 국립 에르지예스대학교에 부는 한국학 열풍

정진원
튀르키예 국립 에르지예스대학교, 교수
튀르키예에는 세 곳의 대학에 한국학 관련 학과가 있다. 수도에 있는 국립 앙카라대학교와 카이세리 국립 에르지예스대학교, 그리고 국립 이스탄불 대학교에 한국어문학과가 설치되어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국립 에르지예스대학교 인문대 한국어문학과(학과장: Hatice Koroglu Turkozu교수)의 국제학술대회 이야기를 소개하며, 튀르키예 한국학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는 지난 2022년 10월 20일부터 21일까지 양 일간 에르지예스대학교 인문대학 컨퍼런스대강당을 비롯한 강의실 3곳에서 13개국 70여 명의 한국학 학자들과 400여 명의 한국어문학과 학생들이 모여 '제21차 중·동유럽한국학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2003년도에 설립된 '중·동유럽 한국학회(CEESOK: Central and Eastern European Society of Koreanology)'는 올해 스무 살 성년을 맞아 전 유럽지역과 중앙아시아를 넘어 인도와 미국, 한국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국제한국학 학술대회를 성료했다.
제21차 중·동유럽한국학회 국제학술대회
'제21회 중·동유럽한국학회 국제 학술대회' 주제는 "유라시아 지역의 한국학과 한국 문화 확산을 위한 활성화 방안 연구"였다. S. Goksel Turkozu 회장(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이원익 대사의 축사와 Prof. Dr. Özen Tok 에르지예스대학교 인문대학 학장, Hatice Koroglu Turkozu 학과장의 환영사로 시작된 국제학술대회는 1박 2일 동안 온라인 줌 방식과 오프라인을 성공적으로 병행하여 50여 명의 각국 한국학과 학자들이 참가하여 발표했다.

학술대회 개최 책임자 정진원 교수(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는 '인문 고전 K-Classic Contents에서 찾는 한국학의 미래'라는 기조 강연을 통하여 "이제 한국의 K Pop 콘텐츠 20년의 역사와 함께해 온 중·동유럽한국학 학회의 미래는 K Classic 한국 인문 고전과 함께 100년을 향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제21차 중·동유럽한국학회 국제학술대회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학부생과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 등 총 400여 명의 재학생들도 자원봉사와 적극적인 참여로 국제학술대회를 한층 활기차고 젊은 학회로 만들었다. 특히 기조 강연에 이어진 '하회탈춤' 공연은 국제학회를 축제 같은 분위기로 이끌었다. 이 공연은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보존회'에서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온 신준하 등 인간문화재 이수자들의 축하공연으로 성사됐다.

한편 학생들은 한국의 한복 명인 김경라 선생이 기증한 40여 벌의 한복을 입고 자원봉사를 하면서 외국 참가 교수를 맞이하여 학회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틀 동안 발표한 주제는 세 가지 세션으로 '1) 언어학/한국어교육 부문, 2) 역사/사회 부문, 3) 문화/건축/종교 부문'으로 이루어졌다. 한류의 최신 영상 콘텐츠부터 중앙아시아의 악기 '호무스(구금)' 발해 전래 등 재미있고 다양한 발표들로 유익하고 진지한 학술 발표가 이어졌다.
제21차 중·동유럽한국학회 국제학술대회
우크라이나 박안토니나 교수의 난민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강의 중 한국 시 '엄마야 누나야' 소감 수업 발표는 청중들이 모두 눈물짓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글로벌 한국학은 이제 전쟁 중의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고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 석사 과정 중인 세브넴 야부즈 학생은 한-튀르키예 지정학적 관계에 대해 발표하면서 학문 후속세대인 젊은 학자로서 양국 간 더 많은 교류와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튀르키예 한국학의 지속적이고 비약적인 발전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특히 우리 에르지예스대학교는 현재 해외한국학지원사업과 중핵사업에 선정되어 사업을 착실히 진행해 나가고 있다. 국제적인 학술대회와 한국문화 축제, 교재 발간 등 많은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도 터키어와 한국어로 병기된 '실용한국어와 함께 배우는 한자' 교재를 2023년에 출간하였다. 이제 튀르키예의 한국학은 30여 년의 역사를 통해 한 세대가 지나며 세계 속의 한국학, 특히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착실히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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