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몽골에서의 한국학 교육및 연구 동향
본고는 1990년 이후 몽골 내 한국학 교육 및 한국학 연구 현황 및 추세, 동향 등을 살펴보았고, 그 문제점과 발전 방안을 제안하였다. 몽골에서는 사회, 문화, 경제적 요인 등으로 한국학 교육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그에 따른 교육적 요건들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교육 성장이 정체되거나 질적으로 저하된 교육이 이루어지는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어)학 교육 문제는 그간 여러 학자에 의해서 연구되어 지적된 바 있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한국학 연구를 중심으로 그 문제점 및 발전 방안을 제안하기로 하였다.
몽골의 한국학을 크게 한국학 연구와 한국어 교육이라는 두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중에서 더 많은 발전을 이룬 것은 한국어 교육이다. 1990년 한국과 몽골의 외교 관계가 수립되면서 몽골 과학 아카데미 동양학 연구소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 었는데, 그 후 몽골국립대학교(1991), 국립외국어대학교(현 인문대학교, 1992), 사립울란 바타 르대학교(1993), 그리고 국립울란바타르대학교(1995) 등의 여러 대학교에 한국어를 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가르침으 로써 정규 교육 기관의 한국어 학습자 수가 비역적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몽골의 한국어 교육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교수진 및 교육자료, 과정, 내용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다. 2021년 현재 한국어 정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교만 해도 총 10여 개 정도이며 한국어를 선택과목으로 가르치는 대학교를 포함한다면 20여 개에 달한다. 지난 20여 년간 배출한 한국어(학) 전공자는 만 수천 명에 달했으며 대한민국 대학교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학생 수도 적지 않다.
몽골의 한국학 연구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몽골의 한국학은 1970년대 몽골과학 아카데미 어문학 연구소의 B.수미야바타르 (B.Sumiyabaatar) 교수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한.몽 수교 이전의 한국학은 B.수미야바타르 교수의 업적 이외에는 거의 전무했다. 수교 이후 한국에 대한 관심은 날로 증대되고 한국학 연구 활동이 활기를 띠게 되었다. 1990년 이전에 한두 명 밖에 없었던 몽골 한국연구자는 수십 명으로 늘어나 한국의 역사, 문화, 언어 및 문학 분야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구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한국학 전공 석-박사학위 논문이 많이 발표되 었다. 한국학 전공 학부생의 학사 졸업논문은 수백 편에 달한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몽골에서의 한국학 연구는 질적-양적 발전을 거듭하면서 일정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도 그 연구가 어떠한 수준에 이르렀고, 그 양이 어느 정도인가를 국내외에서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하여 연구주제 나 학위논문 주제를 선정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연구주제와 대상이 서로 겹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몽골의 한국학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연구성과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새로운 연구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 30여 년간의 연구 성과를 빠짐없이 수집-정리해야 한다.
그동안 몽골의 한국어 교육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교수진 및 교육자료, 과정, 내용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2007년도에는 몽골에 국립대 5개 대학교, 사립대 20개 대학교, 총 25개 고등교육기관에서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던 것이 2021년 현재 11개 대학교에서 전공과목으로, 2개 대학교에서 교양과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즉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교 수가 2010년도 그것과 비교하면 50% 정도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원수도 줄어들었다. 현재 11 개 대학교의 한국어 교원 수는 몽골인 50명, 한국인 24명이다. 4 2009년 한국어 교수의 숫자인 몽골인이 63명, 한국인이 45명 5 과 비교하면 거의 30% 정도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한국어 학습자들의 수는 1991년부터 계속 증가해 왔으며, 2019년을 기준으로 대학교 한국어 학과 학습자 수가 전공 및 교양과목 수강생을 합쳐 총 3,201명이다. 교양(선택)과목 한국어 수강생 수가(2,260명) 한국어학 전공생 수를(941명) 훨씬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몽골에서의 한국학 연구 분야는 언어학, 역사학, 사회학, 문학과 예술, 문화와 민속학, 교육학, 정치와 외교학, 경제와 경영학, 통번역학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하고 있다. 그들 연구분야의 성과들을 모두 소개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언어학과 역사학, 민속학 등 전통적인 학문 분야의 성과를 중심으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1) 한국어학 및 기타 사회-인문학 연구의 현황
본 장에서는 한· 몽 수교(1990.03.26.) 이후 지금까지의 몽골 내 한국어학을 비롯한 사회-인문학 연구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몽골 내 국내 연구자 및 학자들의 연구 성과들이며 학위논문 및 각종 학술지 등에 게재한 일반논문(국내학술논문), 단행본(전문서적, 교재 포함)들을 그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몽골에서 이와 관련된 모든 연구성 과를 확인-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없는 관계로 본 연구에 1990년 이후 몽골에서 실시된 모든 연구성과가 포함 되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했으며 몽골에서의 연구성과가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고할 수 있다. 특히 최근 10여 년간 몽골에서 주최된 학술회의 논문집 및 대표적인 한국학 학술지를 대상으로 검토했기 때문에 물론 빠진 것도 있겠지만 몽골에서의 한국학 연구 추세 및 동향을 파악하는데 충분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한국학 관련 국내 석사학위 논문만 해도 100여 편이 나왔으며 한국에서 박 사학위를 받은 몽골인을 포함한다면 이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다.
몽골 국내 석-박사 학위논문에 대한 검토
이 부분에서는 몽골 국내 한국학 관련 석-박사 학위논문 (석사학위논문 109편, 박사 학위논문 11편)을 검토하였 는데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우선 석사학위논문의 경우 한-몽 비교 언어학 관련 논문이 제일 많으며(43편), 그중에서도 어휘(19편), 형태ᆞ통 사론(11편), 숙어(8편) 관련 비교 연구가 제일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언어학 다음으로 가는 연구는 한국어 교수법이며 총 17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년대 이후 몽골국립대학 교에서 한국어 교육학 석사 과정이 개설된 이래 이 분야 연구가 많이 이뤄지기 시작하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구비문학 관련 연구는 총 14편으로 나타났으며 그중에서 속담 비교 연구가 가장 많은 비중(12편)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한-몽 번역학 연구도 비교적 많이 실시되었으며 총 11편이다. 또한 한국문학 관련 석사학위논문은 2편으로 나타났다.
현대 국제관계 (즉 한-몽 관계) 연구도 잘 이뤄졌으며 총 8편으로 나타났다. 그들 연구는 주로 동북아 지역 국제 관계 및 한반도 정세, 그리고 한국과 몽골의 일정한 분야 협력 교류에 대한 연구들이다. 마지막으로 역사학 연구 8편, 민속학 연구 4편, 기타 연구 2편(고전자료 관련 1편, 전 사법 관련 1편)으로 각각 나타났다.
한편, 몽골 국내 박사학위논문은 역사학 연구 4편, 국제관계 논문 3편(한-몽 경제 관 계 논문 2편, 법학 관련 논문 1편), 한국어 교수법 관련 논문 1편, 한국어와 몽골어 어휘 비교 연구 2편, 구비문학 비교 연구 1편으로 각각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석-박사 학위논문의 주제 가운데 비교 연구가 90% 이상이며 그중에서도 비교 언어학 연구가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몽골의 한국학 동향은 순수한 한국학이라기보다는 한국어와 몽골어, 그리고 한국과 몽골의 일정한 학문 분야의 비교연구, 또는 한-몽 관계와 교류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 각종 교재, 회화 서적, 사전류(어휘집), 그리고 몽골어로 번역된 한국 번역서 (문학과 연구서) 등도 많이 출판되었는데 별도로 연구해야 할 주제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2) 최근 한국학 연구 추세
한국학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2010년 이후 몽골에서 주최된 국내 및 국제 학술대회 발표 논문, 그리고 몽골 국립대학교 아시아학과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인 "한국 학" 등을 대상으로 정리해 보았다.
그 결과 전통적인 한-몽 비교 언어학 관련 논문은 5편으로 나타났으며 대표적인 것으로 B.Sumiyabaatar, Ts. Shagdarsuren 등의 연구를 언급할 수 있다. 한국어 형태ᆞ 통사론 관련 논문은 총 11편으로 그 가운데 일부는 한국어와 몽골어 비교 연구가 아니 라 한국어만 대상으로 한 논문이라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물론 그 질 문제는 별 도의 것이나 아무튼 비교 연구를 벗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어휘 관련 연구는 총 24편으로 나타났는데 그 가운데 일부는 한국어만 대상으로 한 논문이다. 이 분야에서 제일 많은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로는 G.Bayarmaa, B.Purevsan, T.Munkhjargal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 음운-음성학 관련 논문은 3 편으로 나타났으며 비교적 적은 편이다.
교육학 (한국어) 및 한국어 교수법 분야 논문은 몽골 내 한국학 연구 가운데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총 32편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 대표적인 연구자로 D.Sainbilegt, D.Erdenesuren, T.Munkhjargal 등을 들 수 있다. 한-몽 번역학 관련 연구도 이뤄지고 있는데 총 6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비 문학 관련 연구는 단 1편에 그쳤으며, 그 이전 시기에 비하면 상당히 많이 줄어들었음 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은 외교 및 국제관계 관련 연구인데 총 8편으로 나타났다. 주요 주제는 한반도 정세와 몽골과의 관련성 등이다.
현대 한-몽 협력 교류를 다룬 연구도 비교적 많이 이뤄졌는데 그들은 한-몽 수 교 20주년 및 30주년을 계기로 지난 기간 동안의 협력 교류를 각 분야별로 정리하는 시도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논문은 총 20편으로 그들은 지난 30년 간의 양국 협력 교류의 다방면을 잘 정리해서 제시하고 있어서 향후 연구에도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그 가운데 현대 한-몽 경제 교류를 분석한 논문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그 다음으로는 한국의 이미지 및 인식, 한국문화와 한류 관련 논문은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으며 총 7편의 논문이이 분야에 해당된다. 이 분야 권위자로는 D. Oyuntsetseg을 들 수 있다.
그 밖에 민속학(3편), 사회학(3편), 여성학(2편), 북한학(2), 기타(총6편인데 전사법 2편, 그리고 전통 蒙學 교재, 비교법학, 서예, 예술 각각 1편)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몽골 내 한국학 관련 연구 중 제일 활발한 것은 역사학 연구로 총 32편의 논문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한-몽 비교 언어학 관련 논문 43편(26%), 교육학 및 한국어 교수법 관련 논문 32편 (19.4%), 역사학관련 논문 32편(19.4%)으로 제일 많다. 이것은 몽골에서의 한국학 주요 분야가 위에서 언급한 언어학과 역사학, 그리고 교육학(교수 법)임을 보여주고 있다. 해당 기간 동안의 석-박사학위 논문도 이러한 추세를 보이며학 위 논문에 비하면 일반 논문 수는 언어학 연구가 약간 줄어들고 그 대신에 교육학과 역 사학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본 장에서 다룬 연구를 실시한 연구자의 수는 80명인데 그 가운데 한국어를 아는 한국학 연구자는 59명으로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수는 몽골 인구 및 몽골 국내 외국학 연구자 수에 비해 비교적 많은 편이다. 물론 뒷장에서 언급될 역사학 분야(원래 전공은 몽골사인) 연구자들을 포함시키면 이 수가 더 늘어나겠지만 현재 몽골에서 연구활동을 하는 한국학 연구자(몽골인)는 대략 80명 내외로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 한-몽 관계사 연구의 현황과 향후 동향
1990년 이전 연구
한-몽 관계사에 대하여 언급한 최초의 저작은 아마르(A. Amar)의 『몽골약사(蒙古略史)』이다. 그 후 『몽골인민 공화국사』 1권, 3권에 한국에 관한 기술이 있는데, 그 내용은 주로 몽골제국의 (대외)정복과정에서 고려를 어떻게 지배하고, 그 당시 한-몽 관계, 원 나라에서 수행한 일본 원정에 관한 간략한 기술이다. 그러나(이러한 기술은) 당시 한국 사료를 이용하지 못하고, 소련 연구를 간접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몽골사 연구에서 『고려사』 등 한국 자료를 가장 먼저 이용한 학자는 달라이(Ch. Dalai) 박사이다. 그는 『원 제국 시기의 몽골』이라는 단일 주제의 저서에서 일본 원정에 대하여 이전의 저작들보다 더 분명히 기술했으며, 『고려사』 에원 제국에 관한 중요한 기록, 특히 당시 고려-몽골관계를 밝혀 줄 원 자료가 실려 있다고 언급하였다.
1960년대 한국학을 전공한 최초의 전문가가 배출됨으로써 1960년대 말부터 한-몽 관계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한첫 저작물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북한에서 한국어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소미야바타르(B. Sum'yabaatar)는 한민족과 몽골족의 기원과 언어의 관련성 문제에 대하여 『13-14세기 한-몽 관계 자료』라는 단일 주제의 저작들을 통하여 몽골 내 한국학 연구의 초석을 놓았다.
1990년 이전 한국사 연구 상황을 요약하면, 상기한 단일 주제의 연구(즉, 단행본)를 제외한다면 다른 주제를 연구 하는 과정에서 간략히 언급하거나, 외국 연구자의 저작에서 번역하여 이용하는 정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1990년 이후 연구
1990년부터 몽골은 민주화의 길로 나가기 시작함과 동시에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양국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서 관계를 확대-발전시켜왔다. 이처럼 한국과 폭넓게 교류하기 시작하면서 한-몽 관계사 연구에도 양적 및 질적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한-몽 학자들과 연구자들의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이전에 구득(求得)하기 어려웠던 자료를 구해보고, 특히 한국에서 나온 연구 업적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예컨대 소미야바타르 교수는 단국대학교에서 객원교 수로 재직하면서 『中世韓蒙 關係史-文獻篇』라는 책을 수정 증보하여 다시 출간하였다.
나아가 한국학 연구자 하과(B. Lkhagva)는 1995년도에 「13-14세기 한-몽 관계의 특징과 상호 영향 및 그 흔적」 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과 박사는 나중에 자신의 학위논문을 『한-몽 관계의 전통으로부터』라는 단일 주제의 저작으로 출간했는데, 이는 중세기 한-몽 관계를 전체적으로 살펴본 최초의 저술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아카데미 정회원 달라이(Ch. Dalai)는 한국과 몽골 사료를 활용하여 별도의 소책자를 집필하여 한국과 몽골의 고대 및 중세기의 역사 관계를 새롭게 평가하고자 하였다.
1990년 이후 몽골의 한국학 연구사에서 나타난 특별한 현상은 몽골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전문가를 양성하기 시작했고, 그 중 일부가 한-몽 관계사 분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점이다. 예컨대 몽골국립대학교의 바트터르(J. Battör) 교수는 2000년 '20세기 한-몽 관계의 주요 문제들(1910-1950)'이라는 주제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근 현대 한-몽 관계사 분야로 단일주제의 저작과 논문집을 출간하였다. 또한 신상균과 하이산다이 등은 현대의 (양국) 관계, 즉 1990년 이후 한-몽 관계사를 종합하려고 하였다.
한편 한국학 연구자 체렝도르지(Ts. Tserendorj)는 2010년도에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한국사와 중세기 한-몽 관계 문제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나아가 몽골국립대학교 아시아연구학부 에르덴치멕(G. Erdenechmeg) 교수는 「13-14 세기 한-몽 관계에 미친 혼인관계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중세 기 한-몽 관계를 주제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나아가 몽골국립대학교 아시아연구학부 에르덴치멕(G. Erdenechmeg) 교수는 「13-14 세기 한-몽 관계에 미친 혼인관계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중세 기 한-몽 관계를 주제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녀는 이러한 연구를 더욱 심화시켜 2016년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또한 몽골국립대학교 아시아연구학부의 아리온바이갈(B. Ariunbaigal') 교수는 13세기 한-몽자료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2018년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 밖에도 위에서 언급한 연구자들의 저작 외에 지역사를 연구한 단일 주제의 저작 들 가운데서 한-몽 관계사 및문화관계를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들도 있다. 그들 중에서 나착도르지(Sh. Natsagdorj), 달라이(Ch. Dalai), 샥다 르수렝(Ts. Shagdarsüren), 멍 흐체첵(T. Mönkhtsetseg), 보르(J. Bor), 올람바야르(D. Ulambayar) 등의 저술을 특기할 수 있다.
또한 『몽골사』 5권, 『몽골군사사(軍事史)』, 『몽골 제국의 대외관계』, 『몽골의 원 제국』 등의 공동 저작에서 (필자들은) 양국관계사, 문화, 군사(軍事) 문제들을 일정한 범위에서 다루고 있다. 그러나 『몽골 제국의 대외관계』(라는) 공동 저작(B. Lkhagva가 한-몽 관계 부분을 집필)을 제외하면, 한국학 전공자가 집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저술들은 한국어로 된 원자료와 연구 활용한 최초의 연구로 보기 어렵다.
나아가체데브(D. Tsedev), 소미야바타르(D. Sum'yabaatar), 볼드바타르(J. Boldbaatar), 오치르(A. Ochir), 샥다르수렝(Ts. Shagdarsüren), 촐몽(S. Tsolmon), 히식트(N. Khoshigt), 폰삭(A. Punsag) 등의 학자들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한-몽 관계사와 문화교류의 여러 측면의 문제를 다룬 저작을 출간하였다.
최근 몇 년 동안 한-몽 관계사를 주제로 하여 출간된 업적을 보면, 몽골 역사 자료에 한-몽 관계가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분명하게 언급한 촐몽(S. Tsolmon) 교수의 저술, 소미야바타르 교수가 출간한 쿠빌라이 시기 한-몽 관계와 관련한 한국 자료 모음, 한-몽 역사학ᆞ고고학자 협의회에서 펴낸 1945-1990년 몽골 신문에 보도된 한-몽 관계 관련 자료와 논설 모음과 세미나 자료집 등을 들 수 있다.
근년 몽골에서 13-14세기 고려-몽골 관계사 외에, 그 이전과 그 다음 시기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바꿔 말하면 양국 관계사 연구의 범위를 몽골 제국 이전과 이후시기로 더욱 확대할 목적으로 이러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몽골 연구자들은 몽골 제국 이후 시기, 즉 한국사 시대 구분에 따르면 조선 시대의 한-몽 관계, 특히 몽골사 관련 한국 측 자료에 대한 연구를 하여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 범주 내에 젊은 연구자들을 참여시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하는 작업 또한 적절한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최근 젊은 연구자들은 「조선왕조실록」에 있는 사역원의 몽골어 교육에 관한 자료를 연구하여 당해 기관을 통하여 그 당시 조선의 대몽골정책을 밝히고, 청나라를 방문한 조선 사신들의 기록인 「연행록」을 연구하여 17-18세기 한-몽 관계 관련 자료를 연구 자료에 포함시켜 그 당시 한-몽 관계의 모습을 밝히고, 또한 20세기 전반 한국 신문에 실린 몽골 및 한-몽 관계사 관련 기사를 수집-연구하려 노력하기 시작하였다.
연구의 다른 하나의 중요한 방향은 고대 한-몽 관계사인데, 지금까지 이 시기 양국 관계사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는 만족스럽게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그런데 근년에 이 방면의 연구에서 작지만 발전이 나타나고, 고대 한-몽 관계, 그중에서 오늘날 몽골 땅에 존재했던(=몽골 지역을 지배했던) 흉노, 선비, 유연, 돌궐, 거란 등 여러 나라들과 한국의 고구려, 발해 관계사에 관한 연구결과를 종합하고 그 의미를 평가하고자 하는 최초의 단일주제 저작과 논문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는 최근 연구의 한 경향이 되고 있다.
또한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 한국사 기초 사료들을 번역하여 책으로 출간하는 일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한-몽 관계사를 깊이 있게 연구하는데 튼튼한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는 한ᆞ몽 수교(1990) 이후 31주년 시기(2021)까지의 몽골 내 한국학 교육 및 한국학 연구 현황 및추세, 동향 등을 살펴보았다. 우선 몽골 고등교육기관에서 이뤄지는 한국(어)학 교육 문제는 그간 여러 학자에 의해서 연구되어 지적되었기에 다만 한국학 연구를 중심으로 몇 마디 하는 것으로 결론을 대신하겠다.
지난 30년간의 한국학 연구 성과를 보면 여러 분야 가운데 언어학 및 역사학(한-몽 관계사), 그리고 교육학 분야 연구 성과들이 가장 두드러짐을 알 수 있었으며, 또한 한국학 모든 분야에서 연구 성과들이 골고루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음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한국학 연구는 질적 및 양적으로 끊임없이 발전하여 이전 시기에 비하면 꽤 높은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었다.
몽골 내 활동하는 한국학 연구자의 숫자도 많이 증가하여 대략 80명이 되었는데 대 부분은 대학교에 소속된 한국학 전공 교수와 강사들이다. 한국어를 아는 한국학 연구 자 이외에 한국학에 관심을 갖고 논문 쓰는 다른 연구 분야 학자도 몇 명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보 추세도 보이지만 문제점도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지적하고 싶은 것은 연구자들의 전문성 문제로 어떠한 분야를 전공하는 것 대신에 동시에 여러 분야 연구를 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어느 한 분야의 깊이 있는 연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연구의 질과 직관되는 문제이다.
향후 몽골에서의 한국학 연구를 발전시키고, 이를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게 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해온 비교 연구나 한-몽 관계사 연구는 한국학 연구의 중요한 한 방향인 것은 맞지만, 이와 함께 순수 한국어학이나 한국사를 연구하는데도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몽 관계사를 연구하기 위하여 우선 그것의 기반인 한국사의 주요 자료를 몽골어로 번역하고 학술적 주석을 붙여 출판하여 학술적 자료로 사용하게 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한국 문학, 민속, 종교, 문화, 지리 등 다양한 교재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끝으로 한국학 연구자를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한국학 교육 및 연구 상황이 지금보다 나쁜 방향으로 변할 우려도 없지 않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부 및 연구기관들의 지속적이고 활발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1. 서론
1990년 한·몽 양국 간에 외교관계가 수립된 이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가져왔다. 양국 간의 협력 교류가 증진함에 따라 몽골인들은 급속한 발전을 이룩한 한국의 경험을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갖게 되었고, 아울러 몽골에서 한국어 학습열도 계속 높아져 왔다.몽골의 한국학을 크게 한국학 연구와 한국어 교육이라는 두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중에서 더 많은 발전을 이룬 것은 한국어 교육이다. 1990년 한국과 몽골의 외교 관계가 수립되면서 몽골 과학 아카데미 동양학 연구소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 었는데, 그 후 몽골국립대학교(1991), 국립외국어대학교(현 인문대학교, 1992), 사립울란 바타 르대학교(1993), 그리고 국립울란바타르대학교(1995) 등의 여러 대학교에 한국어를 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가르침으 로써 정규 교육 기관의 한국어 학습자 수가 비역적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몽골의 한국어 교육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교수진 및 교육자료, 과정, 내용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다. 2021년 현재 한국어 정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교만 해도 총 10여 개 정도이며 한국어를 선택과목으로 가르치는 대학교를 포함한다면 20여 개에 달한다. 지난 20여 년간 배출한 한국어(학) 전공자는 만 수천 명에 달했으며 대한민국 대학교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학생 수도 적지 않다.
몽골의 한국학 연구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몽골의 한국학은 1970년대 몽골과학 아카데미 어문학 연구소의 B.수미야바타르 (B.Sumiyabaatar) 교수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한.몽 수교 이전의 한국학은 B.수미야바타르 교수의 업적 이외에는 거의 전무했다. 수교 이후 한국에 대한 관심은 날로 증대되고 한국학 연구 활동이 활기를 띠게 되었다. 1990년 이전에 한두 명 밖에 없었던 몽골 한국연구자는 수십 명으로 늘어나 한국의 역사, 문화, 언어 및 문학 분야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구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한국학 전공 석-박사학위 논문이 많이 발표되 었다. 한국학 전공 학부생의 학사 졸업논문은 수백 편에 달한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몽골에서의 한국학 연구는 질적-양적 발전을 거듭하면서 일정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도 그 연구가 어떠한 수준에 이르렀고, 그 양이 어느 정도인가를 국내외에서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하여 연구주제 나 학위논문 주제를 선정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연구주제와 대상이 서로 겹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몽골의 한국학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연구성과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새로운 연구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 30여 년간의 연구 성과를 빠짐없이 수집-정리해야 한다.
2. 한국학 교육 동향
몽골의 한국학 분야 중에서 많은 발전을 이룬 것은 한국어 교육이다. 1990년 한국과 몽골의 외교 관계가 수립되 면서 몽골 과학아카데미 동양학 연구소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었는데, 그 후 몽골국립대학교(1991), 국립외국어대 학교(현 인문대학교, 1992), 사립울란바타르대학교(1993), 그리고 국립울란바타르대학교(1995), 오르홍 사립대학교 (1998) 등의 여러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가르침으로써 정규 교육 기관의 한국어 학습자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립사범대 학교(국립교육대학교로 개명), 세룰릭 대학(2001), 한-몽기 술대학(2001), 몽골국립과학기술대학교(2002), 지방에서는 다르항대학(2004) 등의 여러 대학교에서 한국어학 전공및 부전공으로 가르치기 시작하였다.그동안 몽골의 한국어 교육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교수진 및 교육자료, 과정, 내용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2007년도에는 몽골에 국립대 5개 대학교, 사립대 20개 대학교, 총 25개 고등교육기관에서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던 것이 2021년 현재 11개 대학교에서 전공과목으로, 2개 대학교에서 교양과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즉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교 수가 2010년도 그것과 비교하면 50% 정도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원수도 줄어들었다. 현재 11 개 대학교의 한국어 교원 수는 몽골인 50명, 한국인 24명이다. 4 2009년 한국어 교수의 숫자인 몽골인이 63명, 한국인이 45명 5 과 비교하면 거의 30% 정도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한국어 학습자들의 수는 1991년부터 계속 증가해 왔으며, 2019년을 기준으로 대학교 한국어 학과 학습자 수가 전공 및 교양과목 수강생을 합쳐 총 3,201명이다. 교양(선택)과목 한국어 수강생 수가(2,260명) 한국어학 전공생 수를(941명) 훨씬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 한국학 연구 동향
본 장에서는 1990년 수교 이후부터 2021년 지난 31년간 몽골 내 몽골인 연구자 및 학자들에 의해 연구된 한국학 연구 성과들을 정리, 소개하도록 하겠다. 몽골에서 실시되는 고고학 공동조사까지 한국학 연구에 포함시키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몽골 내 몽골인 연구자들의 연구성과만 대상으로 한다.몽골에서의 한국학 연구 분야는 언어학, 역사학, 사회학, 문학과 예술, 문화와 민속학, 교육학, 정치와 외교학, 경제와 경영학, 통번역학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하고 있다. 그들 연구분야의 성과들을 모두 소개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언어학과 역사학, 민속학 등 전통적인 학문 분야의 성과를 중심으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1) 한국어학 및 기타 사회-인문학 연구의 현황
본 장에서는 한· 몽 수교(1990.03.26.) 이후 지금까지의 몽골 내 한국어학을 비롯한 사회-인문학 연구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몽골 내 국내 연구자 및 학자들의 연구 성과들이며 학위논문 및 각종 학술지 등에 게재한 일반논문(국내학술논문), 단행본(전문서적, 교재 포함)들을 그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몽골에서 이와 관련된 모든 연구성 과를 확인-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없는 관계로 본 연구에 1990년 이후 몽골에서 실시된 모든 연구성과가 포함 되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했으며 몽골에서의 연구성과가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고할 수 있다. 특히 최근 10여 년간 몽골에서 주최된 학술회의 논문집 및 대표적인 한국학 학술지를 대상으로 검토했기 때문에 물론 빠진 것도 있겠지만 몽골에서의 한국학 연구 추세 및 동향을 파악하는데 충분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한국학 관련 국내 석사학위 논문만 해도 100여 편이 나왔으며 한국에서 박 사학위를 받은 몽골인을 포함한다면 이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다.
몽골 국내 석-박사 학위논문에 대한 검토
이 부분에서는 몽골 국내 한국학 관련 석-박사 학위논문 (석사학위논문 109편, 박사 학위논문 11편)을 검토하였 는데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우선 석사학위논문의 경우 한-몽 비교 언어학 관련 논문이 제일 많으며(43편), 그중에서도 어휘(19편), 형태ᆞ통 사론(11편), 숙어(8편) 관련 비교 연구가 제일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언어학 다음으로 가는 연구는 한국어 교수법이며 총 17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년대 이후 몽골국립대학 교에서 한국어 교육학 석사 과정이 개설된 이래 이 분야 연구가 많이 이뤄지기 시작하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구비문학 관련 연구는 총 14편으로 나타났으며 그중에서 속담 비교 연구가 가장 많은 비중(12편)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한-몽 번역학 연구도 비교적 많이 실시되었으며 총 11편이다. 또한 한국문학 관련 석사학위논문은 2편으로 나타났다.
현대 국제관계 (즉 한-몽 관계) 연구도 잘 이뤄졌으며 총 8편으로 나타났다. 그들 연구는 주로 동북아 지역 국제 관계 및 한반도 정세, 그리고 한국과 몽골의 일정한 분야 협력 교류에 대한 연구들이다. 마지막으로 역사학 연구 8편, 민속학 연구 4편, 기타 연구 2편(고전자료 관련 1편, 전 사법 관련 1편)으로 각각 나타났다.
한편, 몽골 국내 박사학위논문은 역사학 연구 4편, 국제관계 논문 3편(한-몽 경제 관 계 논문 2편, 법학 관련 논문 1편), 한국어 교수법 관련 논문 1편, 한국어와 몽골어 어휘 비교 연구 2편, 구비문학 비교 연구 1편으로 각각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석-박사 학위논문의 주제 가운데 비교 연구가 90% 이상이며 그중에서도 비교 언어학 연구가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몽골의 한국학 동향은 순수한 한국학이라기보다는 한국어와 몽골어, 그리고 한국과 몽골의 일정한 학문 분야의 비교연구, 또는 한-몽 관계와 교류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 각종 교재, 회화 서적, 사전류(어휘집), 그리고 몽골어로 번역된 한국 번역서 (문학과 연구서) 등도 많이 출판되었는데 별도로 연구해야 할 주제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2) 최근 한국학 연구 추세
한국학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2010년 이후 몽골에서 주최된 국내 및 국제 학술대회 발표 논문, 그리고 몽골 국립대학교 아시아학과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인 "한국 학" 등을 대상으로 정리해 보았다.
그 결과 전통적인 한-몽 비교 언어학 관련 논문은 5편으로 나타났으며 대표적인 것으로 B.Sumiyabaatar, Ts. Shagdarsuren 등의 연구를 언급할 수 있다. 한국어 형태ᆞ 통사론 관련 논문은 총 11편으로 그 가운데 일부는 한국어와 몽골어 비교 연구가 아니 라 한국어만 대상으로 한 논문이라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물론 그 질 문제는 별 도의 것이나 아무튼 비교 연구를 벗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어휘 관련 연구는 총 24편으로 나타났는데 그 가운데 일부는 한국어만 대상으로 한 논문이다. 이 분야에서 제일 많은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로는 G.Bayarmaa, B.Purevsan, T.Munkhjargal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 음운-음성학 관련 논문은 3 편으로 나타났으며 비교적 적은 편이다.
교육학 (한국어) 및 한국어 교수법 분야 논문은 몽골 내 한국학 연구 가운데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총 32편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 대표적인 연구자로 D.Sainbilegt, D.Erdenesuren, T.Munkhjargal 등을 들 수 있다. 한-몽 번역학 관련 연구도 이뤄지고 있는데 총 6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비 문학 관련 연구는 단 1편에 그쳤으며, 그 이전 시기에 비하면 상당히 많이 줄어들었음 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은 외교 및 국제관계 관련 연구인데 총 8편으로 나타났다. 주요 주제는 한반도 정세와 몽골과의 관련성 등이다.
현대 한-몽 협력 교류를 다룬 연구도 비교적 많이 이뤄졌는데 그들은 한-몽 수 교 20주년 및 30주년을 계기로 지난 기간 동안의 협력 교류를 각 분야별로 정리하는 시도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논문은 총 20편으로 그들은 지난 30년 간의 양국 협력 교류의 다방면을 잘 정리해서 제시하고 있어서 향후 연구에도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그 가운데 현대 한-몽 경제 교류를 분석한 논문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그 다음으로는 한국의 이미지 및 인식, 한국문화와 한류 관련 논문은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으며 총 7편의 논문이이 분야에 해당된다. 이 분야 권위자로는 D. Oyuntsetseg을 들 수 있다.
그 밖에 민속학(3편), 사회학(3편), 여성학(2편), 북한학(2), 기타(총6편인데 전사법 2편, 그리고 전통 蒙學 교재, 비교법학, 서예, 예술 각각 1편)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몽골 내 한국학 관련 연구 중 제일 활발한 것은 역사학 연구로 총 32편의 논문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한-몽 비교 언어학 관련 논문 43편(26%), 교육학 및 한국어 교수법 관련 논문 32편 (19.4%), 역사학관련 논문 32편(19.4%)으로 제일 많다. 이것은 몽골에서의 한국학 주요 분야가 위에서 언급한 언어학과 역사학, 그리고 교육학(교수 법)임을 보여주고 있다. 해당 기간 동안의 석-박사학위 논문도 이러한 추세를 보이며학 위 논문에 비하면 일반 논문 수는 언어학 연구가 약간 줄어들고 그 대신에 교육학과 역 사학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본 장에서 다룬 연구를 실시한 연구자의 수는 80명인데 그 가운데 한국어를 아는 한국학 연구자는 59명으로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수는 몽골 인구 및 몽골 국내 외국학 연구자 수에 비해 비교적 많은 편이다. 물론 뒷장에서 언급될 역사학 분야(원래 전공은 몽골사인) 연구자들을 포함시키면 이 수가 더 늘어나겠지만 현재 몽골에서 연구활동을 하는 한국학 연구자(몽골인)는 대략 80명 내외로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 한-몽 관계사 연구의 현황과 향후 동향
1990년 이전 연구
한-몽 관계사에 대하여 언급한 최초의 저작은 아마르(A. Amar)의 『몽골약사(蒙古略史)』이다. 그 후 『몽골인민 공화국사』 1권, 3권에 한국에 관한 기술이 있는데, 그 내용은 주로 몽골제국의 (대외)정복과정에서 고려를 어떻게 지배하고, 그 당시 한-몽 관계, 원 나라에서 수행한 일본 원정에 관한 간략한 기술이다. 그러나(이러한 기술은) 당시 한국 사료를 이용하지 못하고, 소련 연구를 간접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몽골사 연구에서 『고려사』 등 한국 자료를 가장 먼저 이용한 학자는 달라이(Ch. Dalai) 박사이다. 그는 『원 제국 시기의 몽골』이라는 단일 주제의 저서에서 일본 원정에 대하여 이전의 저작들보다 더 분명히 기술했으며, 『고려사』 에원 제국에 관한 중요한 기록, 특히 당시 고려-몽골관계를 밝혀 줄 원 자료가 실려 있다고 언급하였다.
1960년대 한국학을 전공한 최초의 전문가가 배출됨으로써 1960년대 말부터 한-몽 관계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한첫 저작물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북한에서 한국어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소미야바타르(B. Sum'yabaatar)는 한민족과 몽골족의 기원과 언어의 관련성 문제에 대하여 『13-14세기 한-몽 관계 자료』라는 단일 주제의 저작들을 통하여 몽골 내 한국학 연구의 초석을 놓았다.
1990년 이전 한국사 연구 상황을 요약하면, 상기한 단일 주제의 연구(즉, 단행본)를 제외한다면 다른 주제를 연구 하는 과정에서 간략히 언급하거나, 외국 연구자의 저작에서 번역하여 이용하는 정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1990년 이후 연구
1990년부터 몽골은 민주화의 길로 나가기 시작함과 동시에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양국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서 관계를 확대-발전시켜왔다. 이처럼 한국과 폭넓게 교류하기 시작하면서 한-몽 관계사 연구에도 양적 및 질적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한-몽 학자들과 연구자들의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이전에 구득(求得)하기 어려웠던 자료를 구해보고, 특히 한국에서 나온 연구 업적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예컨대 소미야바타르 교수는 단국대학교에서 객원교 수로 재직하면서 『中世韓蒙 關係史-文獻篇』라는 책을 수정 증보하여 다시 출간하였다.
나아가 한국학 연구자 하과(B. Lkhagva)는 1995년도에 「13-14세기 한-몽 관계의 특징과 상호 영향 및 그 흔적」 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과 박사는 나중에 자신의 학위논문을 『한-몽 관계의 전통으로부터』라는 단일 주제의 저작으로 출간했는데, 이는 중세기 한-몽 관계를 전체적으로 살펴본 최초의 저술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아카데미 정회원 달라이(Ch. Dalai)는 한국과 몽골 사료를 활용하여 별도의 소책자를 집필하여 한국과 몽골의 고대 및 중세기의 역사 관계를 새롭게 평가하고자 하였다.
1990년 이후 몽골의 한국학 연구사에서 나타난 특별한 현상은 몽골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전문가를 양성하기 시작했고, 그 중 일부가 한-몽 관계사 분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점이다. 예컨대 몽골국립대학교의 바트터르(J. Battör) 교수는 2000년 '20세기 한-몽 관계의 주요 문제들(1910-1950)'이라는 주제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근 현대 한-몽 관계사 분야로 단일주제의 저작과 논문집을 출간하였다. 또한 신상균과 하이산다이 등은 현대의 (양국) 관계, 즉 1990년 이후 한-몽 관계사를 종합하려고 하였다.
한편 한국학 연구자 체렝도르지(Ts. Tserendorj)는 2010년도에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한국사와 중세기 한-몽 관계 문제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나아가 몽골국립대학교 아시아연구학부 에르덴치멕(G. Erdenechmeg) 교수는 「13-14 세기 한-몽 관계에 미친 혼인관계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중세 기 한-몽 관계를 주제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나아가 몽골국립대학교 아시아연구학부 에르덴치멕(G. Erdenechmeg) 교수는 「13-14 세기 한-몽 관계에 미친 혼인관계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중세 기 한-몽 관계를 주제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녀는 이러한 연구를 더욱 심화시켜 2016년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또한 몽골국립대학교 아시아연구학부의 아리온바이갈(B. Ariunbaigal') 교수는 13세기 한-몽자료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2018년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 밖에도 위에서 언급한 연구자들의 저작 외에 지역사를 연구한 단일 주제의 저작 들 가운데서 한-몽 관계사 및문화관계를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들도 있다. 그들 중에서 나착도르지(Sh. Natsagdorj), 달라이(Ch. Dalai), 샥다 르수렝(Ts. Shagdarsüren), 멍 흐체첵(T. Mönkhtsetseg), 보르(J. Bor), 올람바야르(D. Ulambayar) 등의 저술을 특기할 수 있다.
또한 『몽골사』 5권, 『몽골군사사(軍事史)』, 『몽골 제국의 대외관계』, 『몽골의 원 제국』 등의 공동 저작에서 (필자들은) 양국관계사, 문화, 군사(軍事) 문제들을 일정한 범위에서 다루고 있다. 그러나 『몽골 제국의 대외관계』(라는) 공동 저작(B. Lkhagva가 한-몽 관계 부분을 집필)을 제외하면, 한국학 전공자가 집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저술들은 한국어로 된 원자료와 연구 활용한 최초의 연구로 보기 어렵다.
나아가체데브(D. Tsedev), 소미야바타르(D. Sum'yabaatar), 볼드바타르(J. Boldbaatar), 오치르(A. Ochir), 샥다르수렝(Ts. Shagdarsüren), 촐몽(S. Tsolmon), 히식트(N. Khoshigt), 폰삭(A. Punsag) 등의 학자들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한-몽 관계사와 문화교류의 여러 측면의 문제를 다룬 저작을 출간하였다.
최근 몇 년 동안 한-몽 관계사를 주제로 하여 출간된 업적을 보면, 몽골 역사 자료에 한-몽 관계가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분명하게 언급한 촐몽(S. Tsolmon) 교수의 저술, 소미야바타르 교수가 출간한 쿠빌라이 시기 한-몽 관계와 관련한 한국 자료 모음, 한-몽 역사학ᆞ고고학자 협의회에서 펴낸 1945-1990년 몽골 신문에 보도된 한-몽 관계 관련 자료와 논설 모음과 세미나 자료집 등을 들 수 있다.
근년 몽골에서 13-14세기 고려-몽골 관계사 외에, 그 이전과 그 다음 시기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바꿔 말하면 양국 관계사 연구의 범위를 몽골 제국 이전과 이후시기로 더욱 확대할 목적으로 이러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몽골 연구자들은 몽골 제국 이후 시기, 즉 한국사 시대 구분에 따르면 조선 시대의 한-몽 관계, 특히 몽골사 관련 한국 측 자료에 대한 연구를 하여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 범주 내에 젊은 연구자들을 참여시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하는 작업 또한 적절한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최근 젊은 연구자들은 「조선왕조실록」에 있는 사역원의 몽골어 교육에 관한 자료를 연구하여 당해 기관을 통하여 그 당시 조선의 대몽골정책을 밝히고, 청나라를 방문한 조선 사신들의 기록인 「연행록」을 연구하여 17-18세기 한-몽 관계 관련 자료를 연구 자료에 포함시켜 그 당시 한-몽 관계의 모습을 밝히고, 또한 20세기 전반 한국 신문에 실린 몽골 및 한-몽 관계사 관련 기사를 수집-연구하려 노력하기 시작하였다.
연구의 다른 하나의 중요한 방향은 고대 한-몽 관계사인데, 지금까지 이 시기 양국 관계사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는 만족스럽게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그런데 근년에 이 방면의 연구에서 작지만 발전이 나타나고, 고대 한-몽 관계, 그중에서 오늘날 몽골 땅에 존재했던(=몽골 지역을 지배했던) 흉노, 선비, 유연, 돌궐, 거란 등 여러 나라들과 한국의 고구려, 발해 관계사에 관한 연구결과를 종합하고 그 의미를 평가하고자 하는 최초의 단일주제 저작과 논문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는 최근 연구의 한 경향이 되고 있다.
또한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 한국사 기초 사료들을 번역하여 책으로 출간하는 일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한-몽 관계사를 깊이 있게 연구하는데 튼튼한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는 한ᆞ몽 수교(1990) 이후 31주년 시기(2021)까지의 몽골 내 한국학 교육 및 한국학 연구 현황 및추세, 동향 등을 살펴보았다. 우선 몽골 고등교육기관에서 이뤄지는 한국(어)학 교육 문제는 그간 여러 학자에 의해서 연구되어 지적되었기에 다만 한국학 연구를 중심으로 몇 마디 하는 것으로 결론을 대신하겠다.
지난 30년간의 한국학 연구 성과를 보면 여러 분야 가운데 언어학 및 역사학(한-몽 관계사), 그리고 교육학 분야 연구 성과들이 가장 두드러짐을 알 수 있었으며, 또한 한국학 모든 분야에서 연구 성과들이 골고루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음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한국학 연구는 질적 및 양적으로 끊임없이 발전하여 이전 시기에 비하면 꽤 높은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었다.
몽골 내 활동하는 한국학 연구자의 숫자도 많이 증가하여 대략 80명이 되었는데 대 부분은 대학교에 소속된 한국학 전공 교수와 강사들이다. 한국어를 아는 한국학 연구 자 이외에 한국학에 관심을 갖고 논문 쓰는 다른 연구 분야 학자도 몇 명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보 추세도 보이지만 문제점도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지적하고 싶은 것은 연구자들의 전문성 문제로 어떠한 분야를 전공하는 것 대신에 동시에 여러 분야 연구를 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어느 한 분야의 깊이 있는 연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연구의 질과 직관되는 문제이다.
향후 몽골에서의 한국학 연구를 발전시키고, 이를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게 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해온 비교 연구나 한-몽 관계사 연구는 한국학 연구의 중요한 한 방향인 것은 맞지만, 이와 함께 순수 한국어학이나 한국사를 연구하는데도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몽 관계사를 연구하기 위하여 우선 그것의 기반인 한국사의 주요 자료를 몽골어로 번역하고 학술적 주석을 붙여 출판하여 학술적 자료로 사용하게 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한국 문학, 민속, 종교, 문화, 지리 등 다양한 교재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끝으로 한국학 연구자를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한국학 교육 및 연구 상황이 지금보다 나쁜 방향으로 변할 우려도 없지 않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부 및 연구기관들의 지속적이고 활발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