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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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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보는 한국 이미지

한국의 경제 개발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전문적인 경제 지식이 없더라도, 한국전쟁 직후 서울과 현재의 서울 사진을 간단히 비교해 보면 한국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눈부신 경제발전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것만으로도 한국을 알리는 일종의 브랜드가 되었다. 한국의 소프트파워 역시 한국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현재 한국은 전 세계가 관심을 두는 국가이다. 이러한 관심은 재정 분야로 국한되지 않으며, 정치, 의사결정, 경영 강의에서도 한국의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한국의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을 위한 모델을 만들려는 연구도 있었다.

하지만 “한강의 기적”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개념이다. ‘한강의 기적’은 다양한 목적을 위해 활용되었는데, 이에 따라 한국의 이미지와 소프트파워가 약화되는 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번 에세이의 첫 번째 부분에서는 “한강의 기적”을 정의할 때 사용되는 다양한 접근 방식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다음 부분에서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언급하였으며, 마지막 부분에서는 해결 방안을 제안하였다. 이번 에세이를 작성하기 위해 필자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논문, 서적, 교과서, 보고서, 웹사이트 기사 등 60개 이상의 온라인 자료를 검토하였다. 또한 사례를 설명하고자 18개 문헌을 인용하였다.

우리는 먼저 한국의 정부와 기관이 제작한 영어 웹사이트와 책자를 분석하였다. 웹사이트와 책자에 포함된 정보는 매우 일관적이고, 체계적이었다. 이러한 자료에 따르면, “기적”에 해당하는 기간은 한국전쟁이 종료된 1953년부터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한 1997-98년이다. 한편, 영어 웹사이트와 책자를 분석할 때 명명 방식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식 웹사이트인 KOREA.net과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연구에서 한국의 경제 발전을 “한강의 기적(Miracle on the Hangang River)”으로 정의하였다. 이 부분에서 “gang(강)”이라는 표현은 외국인들로서는 혼동을 주는 표현이자,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단어이다. 또한 “gang(강)”이라는 단어 바로 뒤에 한국어 ‘강’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인 ‘River’를 붙일 때 혼동이 발생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 엔진의 결과가 두 가지 용어로 분산되기 때문에 브랜드 인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마찬가지로, 연구에서는 경제적 기적이 끝나는 시점을 정확히 구분하지 않은 채 ‘기적’ 이후의 시기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외국 독자의 관점에서, 기적에 해당하는 기간을 알 수 없거나 현재도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의 예는 ‘기적’의 기간을 가장 잘 정의한 사례에 해당한다. 그런데 KDI 국제정책대학원의 예에서도 ‘기적’의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은, 열린-결말의 형태로 정의하였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분석에 따르면, ‘한강의 기적’이 시작된 시점은 1962년이다. 1962년은 경제기획원(Economic Planning Board)이 설립되고, 첫 번째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도입된 해였다. 그런데 출판물에 따라 ‘기적’의 시기에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한국 교육부의 자료에서 “한국은 절망을 극복하고, 경제적으로 급성장하여 1970년대에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라고 명시한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은 앞에서 언급한 1962년과 차이가 있다.

우리가 지식을 얻고자 활용하는 또 다른 출처는 교재와 국제 과학 학술지에 발행된 기사이다. Google Scholar에서 “Miracle on the Han River”로 검색할 때, 약 39,000건의 자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자료 중 상당수는 무료로 공개되어 있어서 정보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한국의 기관에서 제작한 간행물과 비교하면 일관성이 떨어진다. “한국의 기적”은 시기 구분과 상관없이, 한국 경제발전과 동의어로 간주할 때가 많다. 이를 고려할 때, 학계에서 용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사례에서, 기적에 해당하는 기간과 관련해 언급할 대목이 한 가지 있다. 이에 관해 글을 쓰는 저자들은 기존의 의견을 반박하기보다 자발적으로 시기를 구분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결과 한국 경제의 발전이라는 현상을 이해하기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한국 경제성장 기간을 정하려고 시도하였다. 가장 광범위하게 설정한 Rostow 모델을 기초로 할 때, 첫 번째 단계인 “전통적 사회”는 191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1950년대 후반은 그다음 단계인 “이륙(Take off)”에 해당한다. 저자에 따라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시점, 1960년대 초반, 또는 첫 번째 5개년 계획이 도입된 연도인 1962년을 시작점으로 제안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기적이 지속된 기간을 결정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출처에 따라 현상이 나타난 기간을 18년으로 보기도 하고, 60년으로 보기도 하였다. 이러한 개념을 무시한 출판물도 있었다.

이 부분에서 ‘한강의 기적’이라는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학자, 또는 이러한 개념을 도입하기를 꺼리는 학자가 여전히 많다고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두 권의 저서 “From Miracle to Maturity. The Growth of the Korean Economy (기적부터 성숙까지. 한국경제의 성장)”와 “The Korean Economy. From a Miraculous Past to a Sustainable Future (한국경제. 기적의 과거부터 지속 가능한 미래까지)”에서, “기적”이라는 단어는 책의 제목에서 등장하고, ‘경제적 성공’이나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대신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한강의 기적(Miracle on the Han River)”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았으며, 실제 책에서 이 용어가 사용된 일도 없었다. 두 권의 책은 2012년과 2015년에 발간되었는데, ‘한강의 기적’이라는 현상을 언급하지 않은 점은 우려가 되기도 한다.

가장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출처로는 비정부기구, 경제 컨설팅 회사가 제작한 보고서, 조사 보고서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자료는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NBER의 출판물 “From Hermit Kingdom to Miracle on the Han: Policy Decisions that Transformed South Korea into an Export Powerhouse (은둔의 왕국에서 한강의 기적까지: 한국을 수출 강국으로 바꾼 정책 결정)”와 같이, 완전하지 않은 이름이 사용된 텍스트도 있었다(‘한강의 기적’이 아닌 ‘기적’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는 의미). 또한 텍스트의 본문에서 ‘한강의 기적’이라는 개념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으며, “East Asian Miracle(동아시아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주석에서 언급되는 정도였다.

텍스트에서 등장하는 개념들은 한국의 자료 또는 학자들이 제시한 개념을 훨씬 뛰어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영국 CEBR 웹사이트의 보고서는 “한국의 성장 기적”이 1953년에 시작돼 지금(예. 텍스트가 발표된 2023년)도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학문적 연구 가운데서는 이렇게 광장 기간 지속된다고 보는 경우가 없었다. 반면 McKinsey & Company는 “한강의 기적”에 해당하는 기간은 1980~2000년이라고 언급하였다. McKinsey & Company가 정의한 기간은 가장 짧은 기간에 해당하며, 이 또한 대부분의 출판물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 대목에서 ‘조직과 기업은 어떠한 출처에서 지식을 얻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한국의 자료에 수록된 정보와 비교할 때,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개방적(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은) 형태의 정의는 두 가지 중요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첫 번째 문제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여 조직의 이미지를 제고하거나, 경제적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는 관점에 대한 것이다. 일례로 올림픽위원회가 제시한 ‘한강의 기적’이라는 텍스트는 한강의 변화 과정과 경제성장을 연결했다. 그러나 한강의 변화와 경제성장의 연관성이 충분히 입증되지는 않았다. 대한민국 녹색성장 협력 신탁 기금(Korea Green Growth Trust Fund)이 발행한 책자에서는 “‘한강의 기적’은 성공적인 수자원 관리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라고 언급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책자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수치는 없었다. 두 번째 문제는 외교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이 60년이 걸렸다고 보여주는 결과와 달리, 한 세대 만에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는 관점(“고난을 겪던 나라에서 한 세대 만에 번영하는”)은 다른 국가에 실망을 줄 뿐 아니라,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약화할 수도 있다.

“한강의 기적”은 정치인이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경제적으로는 공식적인 개념에 해당하지 않는다. 먼저 공식 자료에서는 오직 하나의 브랜드 이름만 사용되어야 한다. 그러면 시기 구분이 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시기가 공식적으로 정의되지 않는 한, 국가나 소프트파워가 아니라, 특정한 개인(학자)이나 기업의 필요에 따라 개념을 조작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개념을 자의적으로 적용하는 데 대한 문제는 1962년부터 1997년을 포괄하는 경제적 구조를 설정한다면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입지를 확실히 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또한, 1953~1997년까지의 기간을 포함할 경우, 외국에 한국전쟁을 알릴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한국전쟁은 한국 사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으며, 한국이 번영하는 데에도 심각한 걸림돌이 된 사건이었다. 한국전쟁을 언급하면서, 국가의 집합적 노력이 있었기에 경제는 물론 국가를 재건할 수 있었다고 강조할 수 있다. 이러한 방안은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국가의 자부심과 성취감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괄목할 만한 경제발전을 이룩한 국가이다. 이는 한국 정부는 물론 외국 문헌, 교과서, 저명 학술 연구, 보고서, 책자에서도 분석, 제시되고 있다. 외국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자료는 외국 대중의 여론을 형성해 나간다. 또한 교육자료는 한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경제학자, 학자, 정치인에게도 중요한 정보원이다. 현재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일관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여러 당사자는 인지도를 얻으려는 목적으로만 “한강의 기적”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역사적 맥락을 포함하여 일관된 접근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여론이 형성되는 방식을 관리하고, 브랜드가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였다. 이는 일관된 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이며, 또한 여러 세대에 걸쳐 한국 정부와 많은 시민이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우수상]
Magdalena Szymczak

(활동국가: 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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