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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불가리아 한국어 교육과 한국학 연구

김소영
불가리아 소피아대학교, 교수
소피아대학교는 1888년에 설립된 국립대학으로 발칸반도 동남부에 있는 불가리아에 있다. 불가리아는 한국과 1990년에 수교하였고, 한국어 교육은 1992년 소피아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31년 동안 소피아대학 한국학과와 불가리아 내 한국어 교육은 가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최근 BTS를 비롯한 케이팝 그룹의 10대, 20대 팬들이 팬덤을 형성하여 한국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경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현재 불가리아에는 소피아대학교뿐만 아니라 4개 대학교, 초, 중,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정규 과정, 비정규 과정으로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 확산으로 소피아대학교 한국학센터에서 시행하는 한국어능력시험에서도 매년 응시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어 능력시험은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소피아대학교에서는 2021년부터 토픽 점수가 3급 이상이면 소피아대학교 한국학과 입학전형의 필기시험을 보지 않고 한국학과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 토픽 시험을 불가리아대학(해외대학)에서 인정하여 입학전형 시험으로 대치하는 것은 한국학과가 개설된 유럽 대학에서 처음 있는 사례다. 이는 소피아대학교에서 한국어능력시험을 높이 평가하고 불가리아 내 한국어 교육 확산과 함께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또한 2022년부터 불가리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 중 외국어로서 한국어가 채택되어 작년부터 12학년 학생들은 한국어, 일어, 영어, 독일어, 불어 등에서 1개를 선택하여 외국어 시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소피아대 한국학과의 학생 수는 학부생 70명, 박사과정생 2명으로 총 72명이고, 한국학과 전임 교수는 9명으로 동유럽 한국학과 최고의 전임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것은 소피아대학교가 한국학과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한국학이 불가리아의 주류학계와 대등하게 소통하고 교육·연구의 인적 네트워킹을 강화함으로써 불가리아내 한국학의 학문적 정착을 이룰 수 있는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 5월 26일과 27일, 양일 간에 걸쳐 소피아대학교 동양어문화센터에서 한국학 학술회의와 대학생 워크숍이 열렸다. 국제학술대회는 소피아대 한국학센터 2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유럽, 미국, 한국에 있는 학자들은 대면, 비대면으로 참가하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In the Focus of Korean Language, Culture and Society – 20 years of Tradition in the Center for Korean Studies at Sofia University"라는 주제로 열렸고, 학술회의에서 논문 21편은 소피아대학교 출판사에서 논문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학술회의 이튿날에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박노자 교수의 지도로 소피아대학교 한국학과 학생워크숍이 진행되었다. 이 워크숍 주제는 "South Korea's Migrants: between Bloodline Nationalism and Citizen Community Belonging"으로 학생들은 워크숍 전에 주제와 관련된 논문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미리 정리해서 워크숍에 참가했다. 소피아대 한국학과에는 역사, 사회학 전공 교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외국에서 전문가를 초청하여 학생 워크숍을 조직한 것은 학과 개설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워크숍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는 기대 이상으로 높았고, 질의·응답으로 주어진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2023년 한국문화의 날
소피아대학교는 한국어 교육, 한국학 연구 외에도 한국문화 전파와 홍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6월 11일 소피아대 한국학과 학생들은 한국문화축제를 조직했다. 오전에는 붓글씨, 사물놀이, 한국전통놀이, 한국음식, 종이접기, 제주도 돌하르방 만들기 등의 한국문화체험방을 운영하였고, 오후에는 태권도, K-pop, 한복소개, 사물놀이, 선반설장구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콘서트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소피아대 학생 및 교수, 중고등학생, 일반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불가리아 한국어 교육과 한국학 연구는 소피아대학을 중심으로 점차 더 많은 성과를 도출하고 있으며, 소피아대는 유럽과 한국 학자들과 학문적 소통과 교류로 한국학 연구를 활성화하고 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학 학문 후속세대 견인과 핵심인재의 양성을 위한 현지 교수들의 노력과 한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은 향후 불가리아와 동유럽의 한국학의 안정적, 지속적 발전과 수준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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