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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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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해자료의 활용 후기 및 개발 제안
- 중국 청소년의 한식 체험을 중심으로 -

저는 중국 요녕성 선양시의 한중교류문화원(中韓交流文化院)에서 중국 청소년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교육 활동을 7년째 하고 있습니다. 한중교류문화원은 2014년에 개원한 민간형 문화원입니다. 그간 공연, 교육, 전시, 체육, 출판, 보훈 부문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한국과 중국의 우호를 증진하는 데 이바지했습니다. 저는 조선족이기도 하거니와 어려서부터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남다른 애정을 가졌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이 경영하는 기업의 한국식 문화원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국 요녕성 선양시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곳입니다. K-POP이나 K-DRAMA 등 한류(韓流)의 영향이 강하게 미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은 선양시의 중국인들에게 전혀 낯선 나라가 아닙니다. 더욱이 한중교류문화원이 중국에서 규모가 제일 큰 한인 집거구, 서탑-코리아타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국 청소년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한중교류문화원을 자주 드나들곤 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미 각종 미디어를 통해 한국을 접했던 터였습니다. 하여 한국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넘어 보다 깊이 있는 수준의 통찰을 원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식(韓食)에 대한 앎의 욕구가 강했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마다 즐겨 먹는 떡볶이, 삼겹살, 소주 등에 호기심이 끌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것을 직접 만들어 보거나 먹어 보고 싶어 했습니다. 이에 중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론과 체험을 결부시킨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했습니다. 이때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KOREAN CUISINE』을 기본 교재로 활용했습니다.

우선 『KOREAN CUISINE』에서 소개하고 있는 음식 중에서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김밥, 김치, 자장면, 비빔밥, 치킨을 기본 텍스트로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유래와 특성을 선행하여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음 차시부터 순차적으로 체험 활동을 병행했습니다.
KOREAN CUISINE, 김장 담그기, 김밥 말기
김치 체험은 요녕대학교 한국문화동아리 회원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그들은 체험으로써 김치의 레시피는 물론 김치에 배어 있는 한국인의 기억과 정서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김치와 중국의 파오차이(泡菜)도 자연스레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한국과 한국인을 폭넓게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또한 직접 만든 김치를 자랑스럽게 내보이며 촬영을 하고 그것을 SNS에 공유하며 김치 홍보대사가 되기도 했습니다. 말미에는 비록 키트였지만 전주비빔밥에 김치, 막걸리, 소맥을 곁들여 먹고 마시며 흥겨운 판을 펼쳤습니다.
김치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김밥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김밥 체험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았습니다. 그들은 간단한 한국 인사말에 이어 김밥의 속재료를 한국어로 배웠습니다. 식탁의 한국예절도 익혔습니다. 이에 더하여 『KOREAN CUISINE』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 김밥과 일본 초밥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알아갔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인지라, 김밥의 속재료가 다양하다는 것에 놀라고, 김으로 돌돌 말아 모양내는 것을 재밌어 했습니다. 한국의 맛, 그리고 한국어와 한국예절을 동시에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한식에 대한 세세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할지언정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분명 좋게 각인되었을 것입니다.
2021년 중국 한국주 김치 체험 프로그램 이렇게 『KOREAN CUISINE』을 통해 한식의 유래와 변천과정, 그리고 개별 음식들의 특성을 중국 청소년과 어린이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나아가 한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한국인의 정(情)을 알려주었습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중교류문화원의 한식 체험 프로그램이 2021년에 중국 국가급 행사인 선양 한국주(韓國周) 무대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선양시 정부에서 김치, 김밥 체험을 선양 한국주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선정한 것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직접 만들어 맛보는 활동을 통해 한국을 한 번 방문하고 싶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이해자료"는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자료로서 활용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중국이라는 여러 가지 특성상,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첫째, 중국어 버전이 한정적입니다. 전체 게시물 27편 중 단 2편만이 중국어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교육용 유인물을 배포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중국어로 번역해야 합니다. 그럴 때마다 오역으로 내용을 자칫 잘 못 전달할까, 항상 마음을 졸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어떤 민감한 관계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면, 중국어 버전을 제작하여 함께 서비스하면 좋겠습니다. 중국에는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들이 넘쳐납니다. 그들은 한국, 그 자체만의 문화를 알고 싶어 합니다. 중국어 버전의 서비스는 그들에게 한국을 더욱 정확히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둘째, 어린이나 청소년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없습니다.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한국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예컨대 '빼꼼(倒霉熊)', '출동! 슈퍼윙스(超级飞侠)', '핑크퐁(碰碰狐)'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한국을 재미있게 여행하는 자료를 개발하면 한국을 더욱 친숙하게 느낄 것입니다. 문화라는 것은 유기물과 같아서 국가와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다고 하듯이, 어릴 때부터 한국을 꿈꾸고 지향한다면 한국과 중국의 경계는 지금보다 가까워질 것입니다.

셋째, "한국이해자료"의 부록으로 "활용 가이드"를 제작하면 해외에서 활용도가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한국이해자료"의 다채로운 내용과 사진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 나아가, 해외 각지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일종의 교안으로서 활용 가이드를 제작하면 현장의 실무진들이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체계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교육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이해자료"를 한국 알리기 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한 결과, 수업의 이해도와 참여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실무자로서 전적으로 경험했습니다. 새로운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발간함과 아울러 현지에서 제기하는 문제점을 보완한다면 해외에서 한국을 알리는 일선 교·강사들에게 최고이자 최선의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장려상]
최봉란

(활동국가: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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