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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인도의 작은 한국'에서 치러지는 한글날 기념 행사

이현경
인도 마니푸르 국립대학교, 교수
지독한 짝사랑이 이루어진 것일까?
'인도의 작은 한국'이라 불리는 북동인도에서 2019년 10월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으로 한글날 기념행사가 마니푸르의 주도 임팔에 위치한 마니푸르 국립대학교에서 시작 되어 2022년 제3회의 행사를 진행하였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마니푸르주를 비롯한 나갈랜드주, 미조람주, 아삼주는 20여 년째 한국의 아리랑 TV와 KBS WORLD가 공중파 방송으로 방영되고 있기 때문에 인도의 '작은 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류가 강한 지역이다.

인도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1970년대 초반 한국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이 시작되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한국어 과정이 중단되었다가 1992년에는 인도 네루대학교에서 한국어 자격증 과정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1993년부터 동아시아 델리대학교에 1년 과정의 한국어 자격증 과정을 개설해서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해서, 1996년부터는 델리 대학교의 6개 단과 대학에서 2년 과정의 한국어 인증 과정을 시작해서 지금은 2개의 단과 대학과 동아시아학과 석사과정의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렇게 인도의 수도 주요 대학에서 시작된 한국어 교육은 2021년 8월 현재 4개 대학에 한국어 학부 과정이 개설되었고, 9개 대학에서 1년이나 2년 과정의 한국어 자격증반이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전 인도에 6개의 세종학당이 있고, 인도 및 외국어 공생 연구소 SIFIL (푸네)와 IICKL (델리) 그리고 라마 크리슈나 미션 스쿨(콜카타) 같은 사설학원이나 사립학교에서도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 외에도 2019년 인도 교육부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에 포함 시키면서 현재 36여 개의 인도 중·고등학교에서 정규반과 취미반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전 인도의 한국어 과정의 증가와 수요자의 증가와 함께 동북인도에서도 한국어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고 동북 7개 주에서 한국어 과정을 가지고 있는 곳은 마니푸르 국립대학교가 유일하다. 마니푸르 국립대학교의 한국어 수료증 과정은 2012년부터 외국어과에서 시작되어 초급 과정만 운영해 오다가 2018년부터 국제교류재단에서 한국어 객원교수를 파견되어 2019년 1월부터 2년 과정의 Post Graduate Course를 열었고, 2019년 1월과 8월에 1년 과정의 한국어 수료증 과정이 두 개가 더 개설되어 약 130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배웠다. 그리고 코로나의 상황이었지만 2020학년부터 전 인도에서 3번째로 한국어 학부(Hon)과정이 시작되었고 2021년부터는 학부와 석사 5년 통합과정이 시작되어 80여 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한국 정부의 관심이나 지원이 열악했던 지역이다. 그래서 한글날 행사 시작 전부터 임팔 주도가 들썩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마니푸르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뜨거웠던 행사였다.

한글날 기념 행사는 보통 3일 동안 치러진다. 첫날에는 마니푸르 대학 총장뿐만 아니라 주인도 한국대사관과 마니푸르주 정부의 교육부에서 귀빈들과 대학교수들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축하 행사로 시작한다. 그리고 인도 대학의 교수님들을 초빙하여 한국의 정치, 경제, 역사를 소개하는 세미나를 통해 북동인도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한글날 행사
그리고 북동인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한식 체험행사를 한다. 2019년 처음 한글날 행사를 했을 때는 850여 명의 사람들이 한식 행사에 참여했다. 그 당시에 행사를 함께했던 한국 식당의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한국어 과정 학생들과 함께 대학교 게스트하우스에서 2박 3일 동안 닭을 자르고 당근과 양파를 다듬고 부추김치와 김밥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보던 한국 음식을 체험해 보는 것이 북동인도에서는 처음이어서 지금까지도 한글날 행사에서 한식 체험행사는 가장 인기가 있다.

그리고 한국어 과정의 학생들과 세종학당 학생들 그리고 유튜브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한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회가 거듭될수록 수준이 높아져 가는 것을 보게 된다.

또한, 대학교뿐만 아니라 2019년 인도 교육부가 한국어를 인도 중, 고등학교의 제2외국어로 공식화하여 마니푸르주에도 3개의 중고등학교에서 취미반을 운영했고 2개 학교에서 과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한국 퀴즈대회를 열어 학생들의 한국어 학습을 격려하고 장려하고 있다. 거의 500명 이상이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2번의 예선을 거쳐 본선을 진행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글날 행사
그리고 한국어 과정 학생들의 부채춤과 사물놀이, K-POP 노래와 춤 공연의 한국 문화 공연이 있다. 동북인도에서는 유일하게 보여주는 한국 문화행사여서 가족들과 친지들까지 모두 와서 관람한다.

그리고 현재 13개 이상의 주요 K-POP 그룹들이 인도 북동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각 그룹은 500~1,000명이 넘는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모임과 봉사활동을 하고 있을 만큼 K-POP에 열정적이다. 그래서 마지막 날 하는 K-POP 경연대회는 마니푸르주에서뿐만 아니라 북동 7개 주에서 참가자들이 신청하므로 1차 비디오 심사를 거쳐 노래와 춤(솔로 & 그룹) 경연자들을 선발하는데 K-POP 댄스와 노래 경연대회는 참가자들이 마치 아이돌 가수처럼 의상을 입고 완벽한 무대를 소화하다 보니 전문 심사위원들조차도 선발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이다.
한글날 행사
마지막으로 매년 한글날 행사에는 마니푸르 주요 방송사들과 일간지들의 취재가 진행되어 저녁 뉴스에 방송이 되고 신문에 기사가 실린다. 이것은 마니푸르 대학만의 축제가 아니라 북동인도에서 한국어를 대표하는 마니푸르주 전체의 축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도에서 1972년부터 한국어 교육이 시작되었지만, 인도 북동부에서는 47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어와 한국에 관련된 행사가 한국학중앙연구의 지원으로 한글날 행사로 시작되었다. 이 한글날 행사를 계기로 인도 북동부에서 부는 한류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한류이며, 인도에서 한국어와 한국학이 효과적이고 아름답게 알려지는 다양하고 넓은 도전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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