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 저런 얘기

봄이 내게 알려주는 마음

김희경 사진
김희경
장서각 자료보존관리팀 선임사서원

“화단에서는 군데군데 꽃이 눈을 떠, 깜짝 놀란 소리로 ‘빨강’하고 외쳤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말테의 수기」 중에서


꽃 사진

연구원에도 군데군데 꽃들이 ‘하양’하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황홀한 순간, 봄이 왔다. 아름다운 모습을 ‘순간’으로만 느껴야 함이 아쉽지만 ‘순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음에 감사하기도 한 계절이다. 이러한 ‘순간’을 바라보면서도 그것을 느끼는 감동은 분명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빛깔도 크기도 모두 자신의 마음의 크기 만큼이다. 봄에 피는 꽃을 보고 기쁘다고 생각할 수 있고, 아름다운 찰나가 우리네 인생같이 느껴져 흩날리는 꽃잎을 보면 슬프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같은 현상을 바라보면서도 기쁘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볼 수 있는 게 많고 담을 수 있는 것이 넘쳐나니 삶은 기쁨이 되고, 감탄이 된다. ‘세상 모든 것이 다 내 안에 준비되어 있다’라는 맹자의 말씀처럼, 삶을 살아가는 매 순간, 우리 마음의 태도가 삶의 길을 선택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자신을 갈고 닦는 수신(修身)의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동양고전을 읽고 깨우침을 얻는 일을 부지런히 하는 일일 것이다. 『논어』, 『맹자』, 『시경』 등을 통해 옛 성현들의 말씀을 가까이하면 수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지혜를 마음에 쌓아 내적인 힘을 기를 수 있다. 특히 고전을 읽을 때는 번역본보다는 원전을 읽고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논어나 맹자에 관한 완역본은 쉽게 접하지만 원전을 접하는 것은 어렵지 않던가.


장서각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원전을 만나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장서각에서는 장서각 소장 자료들을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장서각 소장 자료 원문 이미지 서비스” 하고 있다. 『논어』, 『맹자언해』, 『시경언해』 등의 고전을 원문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보 『동의보감』, 보물 『월중도』 등 국가지정 문화재도 고해상도 컬러 이미지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논어』를 장서각 홈페이지에서 찾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장서각 홈페이지에서 “장서각 한국본 원문IMG 열람안내” 배너를 클릭하여 장서각 원문 이미지 서비스로 (http://jsgimage.aks.ac.kr/jsgimage) 접속한 후 원하는 자료를 검색하면 된다.

장서각 메인페이지 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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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각 원문이미지 서비스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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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검색 결과 원문 이미지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 논어의 말씀을 더 가까이 느껴보자. 그중에서 ‘근심’에 관한 문장을 뽑아보았다. 사람들은 대부분의 생각을 걱정으로 채우고 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놓인 걱정, 근심,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기보다는 의식적으로 철저히 멀리 내다보고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며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일에 근심이 있다.
人無遠慮 必有近憂 - 『논어』

군자는 평온하고 너그럽지만 소인은 늘 근심하며 두려워한다.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 - 『논어』

어쩌면 좋을까, 어쩌면 좋을까 하며 고민만 하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나도 정말 어찌할 수 없다.
不曰‘如之何 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矣 - 『논어』>


봄을 맞이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내 마음을 긍정적으로 하는 것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의 마음 건강임을 느낀다. ‘우리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통해 위로받고,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는 프랑크 A. 클라크의 말처럼 힘든 일을 겪더라도 주변에 따뜻하게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 웃음 지어줄 수 있는 사람, 내 마음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봄이 아닐까.

장서각 고전 자료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여러분의 마음이 언제나 ‘맑음’을 외칠 수 있기를 바래본다.

hkkim@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