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사람들

외국인 학생들의 친근한 소통창구

2019년 1학기 기준 한국학대학원 석·박사 과정에는 37개국 153명의 외국인 학생이 수학할 예정이며, 이는 전체 재학생 중 약 50%를 차지한다. 타국에서 한국학을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처음 만나게 되는 교학실의 외국인학생 담당 이나연 선생을 만나보았다.


이나연 사진

하시는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저는 한국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심사를 거쳐 입학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즉, 입학 상담, 지원서 접수, 서류심사·면접심사(Skype를 통한 화상면접 또는 대면면접)·장학생 선발심사 진행, 유학 비자 발급 및 외국인등록, 오리엔테이션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능한 학생 모집을 위한 대학원 홍보도 저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구요.

또 학위과정 외에 “차세대 한국학자 초청 연구지원(AKS Graduate Fellowship)" 프로그램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해외 대학 소속 석·박사 과정 외국인 학생을 6개월간 연구원으로 초청하여 연구 주제와 관련있는 지도교수를 배정하고 왕복항공료와 연구지원금(월90만원)을 지급함으로써 현장에서 심도있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사업입니다.


외국인 학생이 입학하기에 한국학대학원은 경쟁률이 높은 편인가요?


이나연사진

외국인 및 재외국민 입학전형은 1년에 2번 진행되는데 평균 경쟁률은 약2.5:1 정도입니다. 전공별로 정원이 있는 건 아니고, 내국인 입학생 수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학기별로 약 30명 정도를 선발합니다. 2019년도 전기 입학전형에는 29개국 86명이 지원해 18개국 34명이 입학할 예정입니다. 국적별로는 중국, 베트남, 터키 학생들과 전공별로는 한국문화학, 국어학, 교육학 지원자가 많은 편이었구요.

한국학대학원의 문은 한국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을 갖고 성실하게 공부할 학생들에게 언제든지 열려있습니다. 연구자로서 세계를 무대로 한국학을 진흥하겠다는 포부와 열정을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단 대부분의 수업이 한국어로 이루어지므로 지원시 TOPIK 4급 이상의 한국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일부 박사 과정 전공을 제외하고는 과거 학부·석사 전공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이유는 한국학대학원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외국인 학생에게는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고, 입학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국비유학장학금을 지급합니다. 또 학생 인원 대비 교원 비율이 4:1라서 소규모 강좌 수강이 가능한 점도 장점 중 하나입니다. 또 외국학생들이 한국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문화학당에서 개설하는 수준별 한국어 강좌와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도 제공됩니다. 기숙사도 한 학기에 543,000원으로 저렴하게 이용 가능하구요. 이런 혜택 덕분인지 재수, 삼수 후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도 적지 않답니다 ;)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지원하다보면 여러 일들이 있지요?


지원서 접수하고 심사 진행하며 외국인 학생들 지원서(사진이 부착된)를 여러 번 보다보면 오리엔테이션때 합격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에도 오래된 친구처럼 아주 친근하게 느껴지곤 한답니다. 같은 이유로 합격예정자 중 개인 사정으로 입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은 실제로 만난 적 없더라도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한 번은 입학을 포기했던 동유럽 출신 외국인 학생이 몇 달 지나 걱정 가득한 안부 메일을 보내오기도 했어요 - 북한이 미사일 도발 많이 하는데 저는 잘 살고 있느냐면서요!;) 그녀도 저와 비슷하게 입학전형 진행되는 동안 여러번 소통하며 많이 친해졌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차세대 한국학자 초청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거쳐 석사과정, 그리고 이후 박사과정까지 우리 대학원에서 오랜시간 수학 중인 학생은 마치 가족 같구요. 졸업후 결혼해 남편과 함께 한국여행 왔다가 인사하러 들르는 학생을 보면 시집보낸 딸을 오랜만에 만난 듯 반갑답니다 ㅎㅎㅎ


하시는 업무가 보람되고 뿌듯할 것 같아요.


말그대로 정말 보람되고 뿌듯하죠! 우리 대학원 외국인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을 사랑하고 더 알고 싶어 유학을 온 것이고, 그런 학생들에게 학문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대학원의 첫인상을 좌우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상담시에도 친절하게 프로답게 응대하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연구원 입사 전 영국에서 석사 유학을 했었는데 그 때 주변 사람들의 작은 친절과 관심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몸소 경험했었기에 유학생들을 더 엄마같은, 언니/누나같은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학원 규모가 작다 보니 홍보, 학생 생활 상담, 취업·진로 상담, 졸업생 관리 등의 업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에요. 학부과정이 개설된 종합대학이라면 각 분야별로 전문가 또는 전담 부서가 따로 있어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 텐데 말이지요. 이런 부분들은 각 대학의 국제교류 담당자들의 모임이나 관련 워크샵 등의 참석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우리 대학원에 적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제도 등을 시도해 봄으로써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2년 반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작년 6. 1.에 복직했으니 어느새 9개월이 지났네요. 복직하기 전에는 오롯이 아이와 함께하는, 커가는 매순간을 함께하는 충만한 시간이 끝나는 게 아쉽고 걱정되기도 했지만, 회사생활을 통해 얻는 어떤 활력이 있는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양보다 질”이라고 굳게 믿으며, 아이가 발견해나가는 새로운 즐거움을 공유하고 기다려주는 행복한 엄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첼로를 배우고, 스윙댄스를 추고, 영화를 보고, 여행을 다니던 시절은 지나갔지만, 제 얼굴을 꼭 쥐며 “엄마 귀엽다. 다람쥐같아”라고 말하는 아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스윙댄스 사진

스윙댄스 공연 당시 사진과 밝게 크고 있는 아들




앞으로 연구원에 바라는 점 또는 미래계획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나연 사진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유쾌한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출산 후 충분히 시간을 두고 복직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애사심이 더욱 충만해졌구요. 이와 관련해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연구원 내에 어린이집이 생겨서 후배 직원들이 더욱 마음 편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가 조금 더 커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필라테스를 배워 사라진 근육들을 불러들이고 싶구요, 업무적으로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배우고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nylee@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