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리는 기록유산

고전적의 예방보존

- 훈증소독 실시현황(2012-2016년)

최혜송 사진
최혜송
장서각 자료보존관리팀 보존처리담당

예방보존은 유물의 노화와 물리적인 손상을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뜻하며, 이는 유물자체 뿐 아니라 유물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포함한다. 이러한 환경은 앞으로의 유물의 수명연장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상시검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관리·감독하여야 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은 대다수가 지류유물이며, 섬유류, 목재류들이 그 나머지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각종 유기질 재질의 유물들은 곤충이나 미생물 등 생물학적 피해에 약하다. 특히, 장서각에 반입되는 유물은 외부에 노출된 상태로 보관되어 해충 및 미생물(곰팡이)에 오염되어 있을 우려가 높아 수장고에 반입하기 전 살충·살균 훈증소독을 실시하여 유물의 생물학적 피해를 방지하고, 수장고 내부로 유해상물의 유입을 방지, 수장유물을 안전하게 보존관리하고자 한다.

다음은 장서각 내 실시하고 있는 훈증소독 실시현황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장서각 내 훈증소독 실시현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초빙 공고
실시년도 장소 방법
2012년 장서각 전체 수장고(제1-5) Methyl Bromide를 사용한 밀폐훈증
2014년 장서각 1층 훈증실 1) 고서: 친환경 이동식 소독장비
2) 고문서: 설치식 소독장비
2015년 장서각 제 1수장고 에코머신을 이용한 포장훈증
2016년 장서각 1층 훈증실 Hygen-A약제를 이용한 피복훈증

각 년도 실시내역 및 결과

-2012년

종이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식물섬유에는 종자섬유(면, 면 린터), 인피섬유(아마, 대마, 저마, 황마, 닥, 삼지닥, 등), 엽섬유(마닐라 마 등), 초본류섬유(짚, 대나무 등), 목재펄프(쇄목펄프, 화학펄프)가 있다.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는 수많은 종이 기록유산 가운데 ‘중국본’으로 분류된 자료에서 우리는 이러한 여러 가지 식물 섬유를 관찰할 수 있다. 장서각 중국본 고서에 사용된 식물 섬유는 크게 인피(靭皮)섬유, 초본류(草本類)섬유, 목재 펄프(pulp) 세 가지 섬유가 발견된다. 인피섬유나 초본류 섬유를 사용해 손으로 뜨는 수록지가 기계화 되는 목재펄프로 바뀌기 까지 제지 기술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4년

장서각 소장 왕실고문서 발긔류 및 인동장시 대종택, 파평윤씨 소남종택 기탁전적을 대상으로 훈증소독이 실시되었다. 고서와 고문서는 각 보관상자에 넣어 훈증실로 옮긴 뒤 작업하였는데 이는 서가 밖에서 이루어지므로 각각 고서와 고문서의 크기와 수량에 맞는 소독장비를 준비하였다. 고서는 친환경 이동식 소독장비, 고문서는 설치식 소독장비에 넣어 소독하였다. 이 훈증법의 살균효과 확인법은 대상 자료 중 무작위로 5건을 선정하여 균을 채집 후, 소독 전과 후의 유해미생물의 변화를 관찰하고 유해미생물의 더 이상의 생육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초빙 공고
이동식 소독장비 설치식 소독장비 소독 전, 후 비교(균 채집)
이동식 소독장비 설치식 소독장비 소독 전, 후 비교(균 채집) 전 소독 전, 후 비교(균 채집) 후

-2015년

경주최씨 정무공 기탁자료 약4,400건을 대상으로 에코머신을 이용하여 포장훈증하였다. 에코머신에 사용된 약재는 에코뮤아 FT_팔레트로 이는 종이류 및 목재류에 적합한 식물성 친환경 약재이다. 훈증확인법으로는 공시충을 이용, 완료 후 공시충이 모두 살충되었으며 생육활동 또한 없음을 확인받았다.

-2016년

장서각 소장 남기탁본 및 응급자료 약 2,300건을 대상으로 대부분 곰팡이로 인한 손상이 심한 상태로 Hygen-A 약제를 이용한 피복훈증을 실시하였다. 공시충과 멸균반응지를 이용하여 살충·살균 효과를 확인하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초빙 공고
공시충 멸균반응지
공시충 멸균반응지

앞으로의 동향

과거 전통적인 훈증소독방법으로는 서적을 햇빛에 말리는 포쇄(曝曬)가 있었으며, 19세기 이후 각종 화학약제를 사용하는 방법을 적용해왔다. 19세기 이후 각종 화학약제를 사용하는 훈증소독법을 적용해왔는데 우리나라에서 처음 적용한 것은 파주 공순영릉 비각에서 흰개미 피해가 발견된 것을 확인한 1982년부터로 알려져 있다. 강한 살충·살균력을 장점으로 훈증약제로 흔히 쓰이던 메틸 브로마이드가 오존층파괴물질로 주목되면서 몬트리올 의정서에 의해 약제사용이 금지되었고 우리나라에는 2015년부터 금지되었다.

이 후, 여러 나라에서는 가스훈증뿐 아니라, 저산소가온처리, 감마선을 이용한 소독 등 국가별·기관별·소장유물별 특징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유하여 문화재의 재질이나 주변환경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훈증법을 연구해나가고 있다.

장서각에서도 2014년부터 소장유물의 각 특징에 알맞은 훈증법을 채택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예방보존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물의 수명 연장을 위한 환경조성으로 이를 명심하여 친환경적인 훈증법을 연구하고 유물의 특징에 맞추어 피해가 가장 적은 방법을 채택, 적용해야 할 것이다.

think1228@aks.ac.kr